지난해 경상수지는 19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서비스수지 적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진해운 몰락 등으로 운송수지가 20년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는 986억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5년(1059억4000만 달러)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경상수지 중 상품수지 흑자는 1204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입(-7.0%)이 수출(-5.7%)보다 감소 규모가 커 나타난 '불황형 흑자'였다. 그러나 한은은 지난해 11월부터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폭은 줄겠지만 불황형 구조에서 벗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서비스수지다. 176억1000만 달러 적자로 2015년(-149억2000만 달러)에 이어 최대치를 경신했다. 해운업황 부진으로 운송수지(-6억3000만 달러)가 1996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가 됐다. 유가하락으로 중동 지역 발주량이 감소해 건설수지 흑자(86억9000만 달러) 규모도 2007년 이후 가장 적었다.

한편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투자 중 부채성 증권(채권)투자가 162억6000만 달러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정규일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미국 금리 인상 기대 등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면서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미국 금리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돼 외국인 채권 자금 유출도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