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는 항만배후단지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한·EU, 한·미에 이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계기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기업의 항만배후단지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진해운 사태로 지난해 처음으로 1000만 개를 돌파했던 환적물량이 올해 984만 개로 내려앉은 부산항으로선 항만배후단지 활성화에 특히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물류본부장은 "부산신항은 일반창고 설립을 통한 전통적인 B2B 위주의 컨테이너 화물 처리를 지원하는 현재의 기능에서 전용 부품 및 신규 시장 지원 등으로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쟁이 치열한 일반 컨테이너 화물 처리보다 선용품·항공기 부품 등의 전용 물류센터, 콜드체인을 위한 냉동냉장창고, 전자상거래를 위한 소량 다품종 화물처리를 위한 물류센터 운영 등을 통해 부가가치 물류활동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 이 본부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금의 신항배후단지는 일반 컨테이너 화물처리를 위한 창고 역할을 하는 데 그치고 있다. 현재 북컨테이너배후단지(120만4000㎡)에는 30개 기업이, 웅동배후단지(357만9000㎡)에는 38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후자의 38개 기업 중 6개는 운영 준비 중이다. 부산신항이라는 걸출한 인프라를 끼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에 부응을 못하고 있다. 물론 아시아물류허브센터를 만들어 외국에서 생산한 물품을 분류, 포장, 라벨링을 거쳐 재수출하는 암웨이나 일본의 물류기업인 일본통운, 미쓰이소꼬 등은 좋은 사례로 손꼽힌다. 이흥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