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ERI 2.1% 최저치 잡아
- 다른곳도 2% 초·중반대 하향

- 美 새 정부·국내 정치혼란 등
- 저성장 장기화 불안감 증폭

정부와 민간 연구기관 등이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는 상황에서 급기야 '2.0% 붕괴'마저 우려되는 수준의 전망치가 제시돼 '저성장 장기화'란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KERI)은 18일 발표한 '경제 전망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서 내년도 우리 경제가 올해보다 2.1%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9월 제시한 전망치(2.2%)에서 불과 3개월 만에 0.1%포인트 내린 것이다. 아울러 정부와 통화 당국, 국내외 경제기관 및 단체가 최근 내놓은 전망치 중 가장 낮은 것이다. 한경연 변양규 거시연구실장은 "(다음 달)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교역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대내적으로도 통화·재정·환율 등 정책 수단과 관련한 운신의 폭이 제한될 것으로 보여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성장률 전망치를 다소 낙관적으로 제시하는 정부와 보수적으로 잡는 민간 기관들은 최근 들어 일제히 이전에 발표한 것보다 0.1~0.3%포인트 낮춘 전망치를 내놓았다. 지난 15일 한국은행은 2.9%에서 2.8%로, 한국개발연구원은 2.7%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2.6%)과 산업연구원(2.5%), 나이스신용평가(2.3%)와 LG경제연구원(2.2%) 역시 2% 초·중반대까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렸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이날 발표한 '2017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국내 259개 기업 대상)에서도 2.3%로 제시됐다.

무엇보다 그동안 장밋빛 전망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기획재정부마저 오는 29일 '2017년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0%에서 2% 중반대까지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트럼프 행정부 출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인용 여부 및 이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여파 등이 내년도 수출과 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경연이 미국발 악재 등을 토대로 전망한 2017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935억 달러로 제시됐다. 이는 올해(975억 달러)보다 4.1% 낮은 액수다. 경총 조사에서는 '정치·사회 불안'(24.6%)이 내년도 경영의 가장 큰 애로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관별 2017 한국 경제 전망

한국은행 2.8%

현대경제연구원 2.6%

산업연구원 2.5%

한국개발연구원 2.4%

나이스신용평가 2.3%

LG경제연구원 2.2%

한국경제연구원 2.1%

기획재정부 2%대 중반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