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혜논란 일만큼 파격지원 불구
- 3년 넘게 저울질하다 사업 포기
- 세가사미도 310억 원 손실 예상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내 복합관광시설을 추진하던 세가사미가 사업 승인 3년6개월 만에 사업을 접기로 했다. 이에 따라 벡스코와 연계해 마이스 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했던 부산시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17일 부산시에 따르면 복합관광시설 '센텀원'의 시행사인 일본 세가사미홀딩스 본사 관계자는 지난 16일 시를 찾아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부산시 곽동식 관광산업과장은 "최근 해운대 일대에 비즈니스호텔을 포함한 숙박시설이 급증하면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 같다.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세가사미가 결국 철회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애초 세가사미는 인접한 벡스코와 연계해 마이스산업을 키우고 180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시는 특혜논란에도 불구하고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주변 환경이 급변하면서 시행사는 3년여의 시간 동안 사업성만 검토하다가 끝내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세가사미가 센텀원의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근거는 2013년 부지 매입계약 당시 시와 맺은 관광호텔업시설 비율 조건이다. 시는 벡스코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개발 연면적의 51% 이상을 관광호텔업시설로 배치할 것을 요구했다. 세가사미는 수익구조가 약하다는 이유로 비율 조정을 요구했지만, 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사업을 접게 됐다.

사업을 포기하면서 세가사미도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됐다. 계약보증금(매매대금의 10%)인 113억 원은 물론이고, 대부료 명목으로 200억 원을 추가로 부담할 처지에 놓였다. 대부료는 매매 계약서상 부지를 반환할 경우 인도받은 날로부터 반환한 날까지 대부료 상당액을 공제한다는 내용에 따른 것으로, 공유재산관리지침에 따라 요율을 정한다.

시는 세가사미 측에서 사업 포기 입장을 분명히 하는 공식 서류가 접수되면 본격적으로 사업 해지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매각한 부지의 소유권을 다시 넘겨받고, 내년 중순 해당 사업에 대한 재공모에 나선다. 재공모는 세가사미가 사업자로 선정됐던 2012년과 같은 조건으로 실시한다. 다만, 재공모에서 관광호텔업시설 비율 때문에 유찰될 경우 주변여건을 분석해 비율은 낮출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세가사미의 사업 포기 소식이 알려지면서 마이스 업계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벡스코 관계자는 "최근 해운대지역 숙박시설이 늘어났지만 벡스코에 인접한 호텔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대규모 방문객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특급호텔 시설을 기대했는데 사업이 차질을 빚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