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값 하락…원·위안·엔화도 약세
- 원·달러환율 4개월 만에 최고치

'트럼프노믹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경제정책)' 기대 효과로 달러 가치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17일(한국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러 지수(DXY)는 이날 장중 100.57까지 치솟아 2003년 4월 9일 이후 13년 7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대선 당일인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동안 달러 지수는 2.6% 상승했다.

달러 지수는 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프랑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환산한 것이다. 지수가 오른 것은 다른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달러 강세는 트럼프 당선인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고,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게 주원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 등 대대적인 재정 지출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커진다는 분석이다.

미국 내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분위기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90.6%에 달했다.

금을 비롯해 한국 원화,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등은 약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온스당 1223.90달러까지 떨어졌다. 1200달러 초반에 거래된 것은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금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7원 오른 1175.9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결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던 지난 6월 27일(1182.3원) 이후 4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09.64까지 오르며 지난 6월 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