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비투자도 줄어 기업위축 반영
- 저성장 장기화 위기감 고조
- 건설투자는 3.9% 성장 '선방'

올해 3분기(7~9월) 한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분기보다 0.1%포인트 줄어든 0.7%에 그쳤다. 4개 분기 연속 0%대 성장에 머물러 저성장 장기화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6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 총생산(GDP)은 377조 9524억 원(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전분기보다 0.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성장률도 2.7%로, 2분기의 3.3%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분기 5년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던 국내총소득(GDI)은 이번에도 마이너스(-) 0.3%를 기록해 2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지난달 말 시행된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리콜 및 생산 중단 사태 등이 미칠 여파를 고려하면 다음 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3분기 GDP 경제활동별 통계를 살펴보면 2분기 1.2% 증가했던 제조업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 가장 눈에 띈다. 3분기 제조업 성장률은 -1.0%로, 2009년 1분기(-2.5%) 이후 7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와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업계의 파업 등이 전기 및 전자기기, 운송장비 업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출별로는 전분기 2.8% 증가했던 설비투자가 -0.1%로 감소세에 들어서 기업의 투자 위축을 보여준다. 민간소비는 개별소비세 한시 인하 종료로 상반기에 비해 증가율이 둔화돼 1.0%에서 0.5%로 반 토막 났다. 다만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건설투자가 전분기 대비 3.9% 증가했고,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력판매량이 늘어나 전기가스수도사업이 6.9% 성장률을 보였다.

앞서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발표한 '9월 무역지수'도 암울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9월 수출물량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하락해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자동차업계의 파업과 갤럭시 노트7 사태의 영향 등으로 수송장비, 전기·전자기기의 물량 지수가 각각 13.0% , 4.1% 떨어졌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하반기 경제 상황에 대해 "김영란법 시행의 영향으로 민간소비가 큰 폭으로 위축되고 국내외 수요부진으로 잉여 생산설비가 누적되는 가운데 구조조정 여파로 낮은 설비투자 증가율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대내 여건 악화와 세계경제 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