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협찬해 60회 이상 노출
- 계절 가리지 않는 클래식 스타일
- 가격 경쟁력·품질 우수해 인기
- 낮에는 알바 밤엔 디자인 개발
- 종잣돈 5000만원 모아 작년 창업
- 서울에 수요·공급 몰린 패션업계
- 부산서 자리 잡아 성공하고 싶어
"드라마 속 재벌가 사모님이 드는 가방, 얼텀이 만들었죠."
부산의 20대 여성 창업가가 패션디자인 분야, 특히 고급 브랜드의 각축이 벌어지는 핸드백 제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패션핸드백 제조업체 얼텀의 조용주(26) 대표는 20대 젊은 창업가로 까다로운 30~50대 여성 소비층의 마음을 사로잡고 지상파 드라마 협찬 실적 등을 올리며 주목받는 신진 디자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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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부산진구 얼텀 사무실에서 조용주 대표가 얼텀의 인기 핸드백인 쟈스 클러치 실버백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
■여성 CEO들도 찾는 백
㈜얼텀(부산 부산진구)은 지난해 1월 설립된 신생 기업이지만 그만큼 톡톡 튀는 개성으로 미디어와 소비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폭넓은 연령층의 연예인에게 핸드백을 협찬해 드라마 '미녀 공심이'(SBS), '불어라 미풍아'(MBC), '또오해영'(tvN) 등 미디어에 60회 이상 노출됐다. 얼텀의 핸드백 콘셉트는 '럭셔리'로 주로 드라마 속 '사모님'들이 이용한다. 품격 있고 화려한 디자인으로 기업체 여성 대표들도 자주 찾는다. 조 대표는 "평소 화이트나 블랙 톤의 옷을 즐겨 입어서 포인트가 되는 화려한 가방을 선호한다"며 "또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20대 스타일은 재고 부담이 커 창업 초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클래식 스타일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인기를 끈다"고 말했다.
드라마 협찬으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오프라인 수요도 늘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현대백화점 부산점에 팝업스토어를 연 후 반응이 좋아 총 3회의 행사를 진행했다. 조 대표는 "첫 회 사흘간 진행한 행사로 약 18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기대 이상의 반응이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현재는 포털사이트에서 운영 중인 직영 몰 '얼텀몰'과 팝업스토어, 박람회 등 온·오프라인의 비중이 각각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얼텀의 60여 종의 핸드백 중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백은 쟈스(JAS) 클러치 실버(62만8000원)로 판매량 1위이자 방송에 가장 많이 노출된 제품이다. 로샤(ROSHA) 클러치(50만 원대)도 고급스러우면서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인기가 많다. 얼텀 제품의 평균가는 50만~70만 원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으면서 질적으로도 우수한 것이 특징이라고 조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방글라데시 산 가죽이 아닌 국산 자재를 사용하며 천연 소가죽으로 제작해 촉감이 부드럽다"고 말했다. 동래구 사직동의 35년 경력의 장인이 제작하는 수제 핸드백이다. 지역 패션업계에서 이름을 알린 조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부산패션위크' 패션쇼 무대에 서며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가고 있다.
■낮엔 알바, 밤엔 디자인
'남들과 똑같은 가방을 갖기 싫어 직접 가방을 만들었다'고 당차게 말하는 조 대표는 10대 때부터 핸드백 디자이너를 꿈꾸며 미대에 진학했다. 그는 경성대 제품디자인과 출신으로 산업디자인 전공이었지만 핸드백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재학 시절 학교 주최 창업경진대회 핸드백 부문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경제활동을 위해 입시 미술학원 강사로 5년간 일하면서도, 핸드백 판매 아르바이트는 물론 패션업체의 핸드백 디자인 의뢰를 맡는 등 '핸드백 디자이너'의 꿈을 좇았다.
본격적으로 창업을 결심한 것은 그가 틈틈이 블로그와 SNS에 올린 핸드백 사진을 본 소비자들의 주문이 이어지면서부터다. 조 대표는 "패션업체에 취업을 하려고 했는데, 취미삼아 인터넷에 올린 가방을 구매하고 싶다는 사람이 늘면서 '사업을 해보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낮엔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엔 핸드백 개발을 하면서 창업을 준비했다. 조 대표는 "회사명이자 브랜드명인 '얼텀'은 독일어로 '부엉이 꿈'이라는 뜻이다.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디자인 작업을 했다.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꿈을 향해 달려왔다는 의미에서 이름 지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5000만 원을 모아 창업 자금을 마련했다. 조 대표의 SNS에는 창업 준비부터 제품 소개까지 모든 스토리가 담겨 있다. 그는 "SNS는 비용이 들지 않는 효과적인 홍보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고 회사를 설립한 그는 사업에 성공해 부산에서 자리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일주일에 3번가량 서울을 오가다보니 한 달에 KTX 값만 80만 원이 나온 적도 있다. 패션업계는 아직까지 수요와 공급이 서울에 몰려 있는 탓이다. 하지만 부산에서 활동해보니 디자인의 수준이 높아 자극이 많이 된다. 지역 패션업계의 네트워크가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이다. 조 대표는 "10년 안에 토종 브랜드로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MCM처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