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공동어시장 중도매인
- 10월 한 달간 위판중단 가닥
- 선망수협 "다른 어시장 갈 수도"

수출용 전갱이를 두고 불거졌던 부산공동어시장의 일요일 경매 논란이 어시장 주 취급 어종인 고등어 위판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최근 조업 부진으로 위판 물량이 감소하자 어시장 사상 최초로 고등어 성어기 일요일 위판을 하지 말자는데 중도매인의 의견이 모여서다.

어시장 중도매인협동조합은 지난 22일 총회를 열고 10월 한 달간 일요일 위판을 하지 않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그간 일요일 위판은 매년 6~8월 수출용 전갱이의 주 조업 철에만 논란이 돼왔다. 하지만 지난 22일 총회에서는 "최근 어획량 감소에 어시장 고등어 위판량이 줄고 작은 고기만 거래되는 마당에 굳이 손해를 보면서 10~12월 고등어 일요일 경매에 참여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주말 위판의 경우 경매장 내 항운노조 고기 선별 등 작업반 임금을 평일보다 70% 올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말 위판을 할 경우 전날 평일 위판 가격의 흐름이 그대로 이어져 높아진 시세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도매인 측은 지난 6월 수출용 전갱이 일요일 위판을 앞두고 어시장에 위판 수수료와 판로 개척비 지급률 인상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도매인은 "젊은 중도매인은 거래 고기도 사료용 수준이어서 돈도 안 되고 팔리지도 않는데 쉬는 날 뭐하러 일을 하냐는 분위기"라며 "일요일 위판 덕을 선망업계가 많이 봤는데, 그만큼 부담해야 하는 몫도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선망수협 측은 "선사들이 계속된 적자에 어려움이 많다. 일요일 경매 거부 사태가 현실화되면 다른 어시장으로 배를 돌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성어기 일요일 위판이 쉽게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23일 어시장에 고등어 5만1400상자(상자당 18~20㎏)가 풀리는 등 겨울철 거래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어시장 관계자는 "태풍 이후 당분간 제주도 앞바다에서 이 정도 물량이 잡힐 것이라고 한다. 겨울 조업 물량이 어느 정도가 될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어시장 이정희 판매상무는 "올해 8월까지 위판액 누적 집계 결과 지난해 대비 300억 원가량 떨어진다. 중도매인에게 줄 보상의 여지가 적다"며 "일요일 위판을 하지 않을 경우 타 시장으로 물량 유출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