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주가는 6.98% 떨어져
- 이재용 부회장, 등기이사로 선임

일부 제품의 배터리 폭발로 촉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 리콜 및 사용중지' 사태가 자사 주가뿐 아니라 국내 주식시장에도 큰 타격을 가하고 있다. 한국 경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이번 리스크가 기업 한 곳의 경영 위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39포인트(2.28%) 하락한 1991.48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1990선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3일(종가 기준 1994.79)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이날 지수 급락은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와 유럽중앙은행(ECB) 회의 결과에 대한 실망감, 북한 핵실험 여파와 삼성전자발 갤노트7 사태 등 대내외 악재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발 리스크 등이 이미 국내 주식시장에 직간접적으로 반영돼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이번 악재가 지수 하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6.98%나 급락한 146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종가 기준)가 150만 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7월 13일(148만1000원)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에만 15조6000억 원 증발했다. 갤노트7 배터리를 공급한 삼성SDI도 5.85% 하락했고 삼성전기는 무려 7.56% 떨어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각국 정부의 갤노트7 사용 중지 권고가 잇따르는 등 파문에 휩싸였다. 삼성그룹의 계열사인 삼성증권마저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1273억 원에서 1150억 원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181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1368억 원과 870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 200 변동성 지수(VKOSPI)도 전 거래일보다 42.47% 오른 16.47에 장을 마쳤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 부재 중 2년간 실적 반등과 사업재편을 이룬 점에 비춰 등기이사로서 선임된 것"이라며 "삼성의 실질적인 리더로서 본인이 직접 책임지고 위기를 돌파해야 할 상황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