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부서 특화 이전안도 제안
- 업계 "지역에 실질적 기여 기대"

부산 서구 암남동 옛 혈청소 부지 활용 방안인 '부산시 수산식품 클러스터 조성 사업'의 중간 밑그림이 나왔다. 클러스터의 중추 역할을 부산 기장군의 국립수산과학원이 맡는 쪽으로 방향이 잡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시는 '수의과학검역계류장 부지 활용 방안 기본계획' 용역 관련 전문가 협의 결과 부지 내 마련될 수산식품 가공·유통 총괄 핵심 기능을 수과원이 맡는 것으로 중지가 모였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용역은 수의과학검역계류장(서구 암남동)의 강서구 너더리 이전에 따라 기존부지 12만5000㎡에 수산식품 가공·유통정책의 브레인 역할을 할 씨푸드밸리를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감천항 국제수산물류·무역기지라는 인프라에 수산식품산업의 연구개발(R&D), 해양수산문화, 관광 콘텐츠 등을 입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 방안을 도출하자는 것이다.

용역 중간 결과에 따르면 단지에는 국제협력·인재교육·창업지원·식품가공컨설팅·산학협력·외국인 주거 등 기능을 갖춘 수산식품협력지원센터(정부, 부산시 재원)가 마련되고, 원양역사관·숙박·컨벤션·식사·전망대 등이 모인 마이스(MICE) 시설(민간 재원)이 들어선다. 또 원양산업협회 사무실과 계량소 이전 및 수산기업 유치도 추가 협의 사항이다.

이 중 핵심은 씽크탱크 역할을 할 수산식품연구소다. 용역 주관기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별도의 비용과 인력을 들여 새 기구를 신설하는 대신 수과원 내 수산식품연구 부서를 특화해 이전하는 안을 제안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지소 성격의 기관을 만들자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수과원 측은 "고려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올해 5000만 원의 자체 예산을 마련해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용역 뒤 내년에 해양수산부에 관련 예산을 요청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지역 수산업계는 "그간 해수부 산하 기관들이 부산에 이전한 뒤 지역을 위해 이렇다 할 역할을 못 해온 게 사실"이라며 "부산을 위한 수과원의 실질적인 기여가 기대된다"는 반응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부 기관인 수과원이 부산만을 위한 연구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시는 "밸리 자체가 지역색을 떠나 대한민국 수산식품 기술 연구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과원 강준석 원장도 "수산식품 특화 연구 시설이 진작에 필요했다. 전국적으로 이런 단지가 없는 마당에 수산도시 부산에 우리가 힘을 보태는 데 무리가 없다"며 "인근 수산식품 단지와도 협업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