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CEO(최고경영자) 후보 내정을 시작으로 한진해운의 우량자산을 인수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같은 작업은 한진해운 채권단과 금융위원회의 의사만 반영된 것이며, 기업 회생 절차에 막 돌입한 법원의 입장과 엇갈려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일부터 한진해운의 회생에 총력을 기울이는 법원은 채권단 등의 바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진해운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채권금융기관 등으로 구성된 '현대상선 경영진추천위원회'(경추위)가 유창근(63) 인천항만공사 사장을 현대상선의 신임 CEO 후보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현대상선은 오는 5일 이사회를 열어 임시 주주총회(20일)에서 다뤄질 '신임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부의할 예정이다. 경추위는 "유 후보자가 현대상선의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해 당장 다음 주부터 업무에 착수한 뒤 산적한 문제를 처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반면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지난 1일 입장 자료를 통해 "금융위원회의 (한진해운 우량자산 인수) 방안은 법원과 전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내용이다. 회생 이외에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이런 가운데 현대상선은 유 후보자의 CEO 취임 직후 중장기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특히 해당 방안에는 한진해운 사태에 대한 구체적 대응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이미 자산 인수 문제와 관련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