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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벤처인] 유승분 한국시스템 대표 "틈새시장 '버스 의장품' 공략"…현대·대우에 전량공급

위풍당당 여성 벤처인 <3> 유승분 한국시스템 대표

  •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
  •  |   입력 : 2016-08-30 18:58:10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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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버스 운전면허 취득하다
- 사업 가능성·시장성에 눈 떠

- "여자는 못배운다" 편견 깨고
- 직접 찾아다니며 설비기술 습득
- 일체형 냉온수기·냉온장고 개발
- 환자식 배식차 공급까지 확장

- 소방시설관리사 등 자격 취득
- 1인 다역 소화 연매출 80억 일궈

버스 차량용 의장품 전문 업체 ㈜한국시스템 유승분(60) 대표는 가녀린 체구의 평범한 여성처럼 보였지만 꾸준히 금녀의 영역에 도전해 온 '외유내강'의 기업가다. 여성으로서 남성들도 따기 힘든 대형버스 운전면허와 트레일러 등 특수면허를 취득하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를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시켜 한국시스템을 설립했다.

한국시스템은 현대자동차가 생산하는 버스와 대우버스에 들어가는 의장품을 납품하는 지역의 유일한 업체다. 현재 부산 지역의 대형 병원에 환자식 배식차를 공급하는 데 성공한 유 대표는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며 사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한국시스템 유승분 대표가 부산 해운대구 회동·석대 첨단산단에 위치한 본사 공장에서 생산 단계에 있는 차량용 냉·온수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버스·트레일러 면허 보유 女 대표

㈜한국시스템(부산 해운대구)은 버스 차량용 의장품 제작 회사로, 차량용 냉온수기·냉온장고 및 병원 환자식 배식차를 전문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와 대우버스에 들어가는 의장품 대부분이 한국시스템의 제품이며, 배식차의 경우 봉생병원 인창병원 등 부산 지역 병원 40여 곳에 공급되고 있다. 유승분 대표는 남편과 1997년 부산 동래구에서 한국시스템을 설립하고 회사 규모를 꾸준히 키워오면서 금정구 부곡동으로 사옥을 옮긴 데 이어 2014년 해운대구 회동·석대 첨단산업단지에 입주했다. 사업 초기 10억 원 미만이었던 연매출은 2011년 40억 원을 넘어섰고, 지금은 꾸준히 80억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출발은 쉽지 않았다. 유 대표는 대형버스 운전면허와 트레일러 면허 취득을 계기로 지금의 사업 아이템을 모색했다. 유 대표는 "'여자는 대형면허 못 딴다'는 말을 듣고 오기가 생겨 이를 악물고 면허를 땄다"며 "그러다가 버스 의장품 사업이 시장성이 있다는 업계 동향을 듣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관광버스에 들어가는 스피커와 노래방 반주기 등 음향장비를 설치하는 일로 시작했다. 그러다 곧 차량용 냉온수기·냉온장고 개발에 나섰다. 버스가 고급화 되면서 이 분야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냉동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부전시장 냉동·냉장 관련 가게를 돌아다니면서 기술을 알려달라고 사정했다. 그렇게 습득한 기술을 버스에 접목하면서 2008년 세계 최초로 '일체형 차량용 냉온수기·냉온장고'를 개발했다. 차량용 냉온수기와 냉온장고를 합친 제품이다.

한국시스템 공장에서 직원이 버스 내부를 개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이 밖에 버스 운전자를 보호하는 배리어(보호용 칸막이) 제품과 실내 LED 조명 등도 납품한다. 삼성중공업 등에는 대규모 해외 바이어를 태우고 산업현장을 시찰할 수 있는 대형버스의 외장품도 납품했다. 여기에는 와인바 등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각종 시설이 구비돼있다. 이처럼 버스 외장품은 틈새시장이다 보니 납품과 관련한 에피소드도 많다. 한국시스템은 LG전자가 진출한 투르크매니스탄에 '이동식 서비스센터'라고 할 수 있는 애프터서비스(AS) 버스 제작을 맡은 적이 있다.

유 대표는 "버스를 만들어서 배로 옮기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 그 나라 대통령이 와서 테이프 커팅을 하기도 했다"며 "투르크매니스탄은 적도 주변에 위치하다보니 선팅 필름이 적도 근처에 가면 녹아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그래서 좀 더 제품을 업그레이드 해 납품했다. 해외 환경에 적응하면서 회사의 기술수준도 높아지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병원의 환자식 배식차가 한국시스템의 '효자 상품'이다. 냉온 유지 기술을 기반으로 병원 환자식 배식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인 제품이다. 현재 회사 전체 매출 비중의 약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유 대표는 "40인용, 70인용 등 병원의 수요에 맞게 맞춤형으로 제작, 납품이 가능하다"고 제품의 장점을 설명했다.

■법무부 납품 계기 소년원 봉사

한국시스템 병원 환자식 배식차
유 대표는 대형버스 운전면허는 물론 위험물 기능사 자격증, 소방시설관리사 자격증 1·2급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여성으로서 도전하기 힘든 분야다. 그는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에는 소방시설관리사를 선임하도록 돼 있는데, 공장을 지을 때 내가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서 별도의 관리사를 둘 필요가 없었다"며 "뭔가 배우는 게 즐겁다. 대형버스 면허도 호기심에 시작했는데 사업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회사를 키운 만큼 나누면서 살자는 생각으로 봉사에도 매진하고 있다. 그는 5년째 법무부를 통해 소년원(오륜정보산업학교) 봉사에 나가고 있다. 법무부 차량에 경광등 등 제품을 납품하게 된 계기로 법무부에 방문했다가 차에서 내리는 소년원 수감 청소년들을 보고 봉사를 결심하게 됐다. 유 대표는 "소년원 아이들 대부분이 결손가정에서 자랐다.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때로는 엄마가, 때로는 친구가 돼준다. 가진 것을 나누기 위해 봉사를 시작했지만, 내가 얻는 게 더 많다"고 말했다. 섬세하고 따뜻한 여성의 시선은 물론 불가능에 도전하는 강인함으로 회사를 일궈온 유 대표는 "여성들이 힘들어도 할 수 있다는 꿈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을 건넸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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