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조선기자재업체 10곳 중 6곳 이상이 조선업 불황 여파로 수주난을 겪으며 상반기 경영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상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도 적지 않은 업체가 매출 증가 및 현상 유지를 하는 등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소기업청은 부산 울산 경남 등에 위치한 284개 조선기자재업체를 대상으로 경영 실태조사를 한 결과, 65.1%인 185개사의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하지만 매출액이 늘었거나 현상 유지하고 있는 업체도 각각 21.9%(62개사), 13%(37개사)로 나타났다.

업체들은 주요 애로사항으로 '수주 감소'(86.3%)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복수응답으로 '민간은행의 조선업 융자제한 및 경영자금 압박'(38.7%), '단가인하 압력 및 저가경쟁'(44.0%)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위기극복 방안과 관련해서는 매출처 다변화(76.4%), 사업다변화(52.5), 생산성 향상 및 기술개발(50.4%), 인력감축(14.4%)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기압축 분야의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지역의 한 업체 관계자는 "군수용 등 정부 조달 위주에서 민수 시장으로 확대해 침체를 극복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지원 방안에 대해 업체들은 ▷정부주도형 계획조선 ▷신규 수주 시 RG(선수금지급보증) 발급 ▷조선업종 신규대출 금지 완화 ▷수출 마케팅 지원 등의 대책을 요구했다.

한편, 중소기업청은 조선 부문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연 3.52%에서 2.47%로 인하하고, 현재 1000억 원 한도로 지원 중인 특례보증을 1조 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