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의 산지 어시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이 별정직 간부 채용 관련 규정을 바꾸는 변화를 시도했다. 수천억 원의 나랏돈이 투입되는 시장 현대화 사업을 앞두고 능력 있는 인재의 등용문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완화된 규정이 효과를 내려면 특정 인사 추천 등 외압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부산공동어시장은 30일 오후 이주학 사장과 소속 5개 수협 조합장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열고 지난해 11월부터 공석인 전무 인선과 관련한 인사 규약 개정안을 상정해 원안대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전무 채용 기준을 어시장 상근직 10년 이상·회원수협 또는 수협중앙회 상근직 10년 이상 등으로 규정했다. 이는 ▷어시장 상무 2년 이상 또는 회원수협 상무급 3년 이상 ·상임이사 재직한 자 ▷수협중앙회 1급 이상 재직한 자 등이던 기존 채용 기준보다 대폭 완화된 것이다. 어시장 주변에서는 기존 규정이 수협법 시행령의 수협 상임이사 자격 기준(수산업계 상근직 경력 10년 이상 등)에 비춰볼 때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한편 개정 규정을 토대로 전무 인선 절차가 시작되면 늦어도 오는 8월까지 사장 추천 인사가 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전무로 임명될 예정이다. 어시장 측은 "상무 재직자 상당수가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정년퇴직하는 경우가 많아 능력이 있어도 후보가 못될 때가 있었다"며 "시장 현대화와 연계해 젊고 실력 있는 직원 출신이 전무로 등용될 기반이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이 외부에서 특정 인사의 추천을 수월하게 하려는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정연송 운영위원장은 "사장의 인사 추천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 아래 인재 등용의 폭을 넓히자는 취지에 동의했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