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위안화 가치 0.91% 절하
- 당국 금융시장 변동성에 촉각

지난 24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패닉 장세'에 빠졌던 국내 증시가 27일 '블랙 먼데이' 우려를 딛고 극적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코스피가 장 초반 1% 이상 내려가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는 등 브렉시트에 따른 여진이 지속되고 있어 '외환·금융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직원들이 코스피 종가가 새겨진 패널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1포인트(0.08%) 오른 1926.85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1포인트(0.08%) 오른 1926.85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지난 24일보다 23.39포인트(1.21%) 하락한 1901.85로 출발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1900선 붕괴' 가능성을 제기하며 '블랙 먼데이'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하지만 오후 들어 기관을 중심으로 '사자' 행렬이 이어지면서 1920선이 회복됐다. 특히 장 마감 직전까지 하락세를 유지하다 막판에 극적 반등을 이뤄냈다. 이날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4068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111억 원과 2368억 원어치를 팔았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6포인트(0.15%) 오른 648.12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17.95포인트(2.77%) 하락한 629.21로 출발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줄이며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국내 증시가 브렉시트 확정 첫날의 충격을 딛고 반등에 성공한 것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주요국의 정책 공조 의지로 시장에 안도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30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국제결제은행(BIS) 세계경제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을 위해 긴밀하게 협조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2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내 증시가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긍정적인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브렉시트 여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증시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것이다. 흥국증권 안영진 연구원은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EU 내 추가 탈퇴 가능성'"이라며 "EU 정상회담 등 정책적 대응과 정치적 협상은 '하방 방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주식시장과 달리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종가가 전 거래일보다 2.4원 오른 달러당 1182.3원을 기록했다.

브렉시트 여파로 글로벌 경제가 더 악화되면 각국이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브렉시트발 '글로벌 환율전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 경제는 환율 변동성 확대로 수출 등에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당장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가치를 전 거래일보다 0.91% 절하한 달러당 6.6375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해 8월 13일 이후 최대 절하폭이다. 미국 역시 금리를 다시 내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권역별 대응계획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상당 기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철저한 모니터링과 신속한 대응체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국 이석주 기자 thrk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