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부가 가치형 상품 수출입 증가
- 관광·마이스산업 경쟁력 강화
- 부산 국제금융센터 입지 구축
서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김진영(55) 씨는 낙후된 김해국제공항 시설 때문에 여러 차례 피해를 봤다. 미국 기업의 화물을 선박편으로 부산항에 운송한 후 항공편으로 세계 주요 도시로 운송하는 계약을 했지만, 김해공항의 좁은 활주로 문제로 대형 화물기 이착륙이 어려워 무산된 것이다. 인천항에서는 미국이나 유럽 화물 운송 선박이 거의 없어 배를 이용한 장거리 노선은 부산항이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해운과 항공을 연계한 복합물류체계가 가능한 곳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하지만 동남권 신공항이 가덕도에 건립된다면 이 같은 문제는 일시에 해결된다. 수출입 관문으로서 1960~80년대 한국경제를 이끈 부산이 동북아시아 최대 항만과 연계된 가덕 신공항을 바탕으로 바다와 대륙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면서 신개념의 산업화시대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신개념의 산업화시대 견인
당장 경제인들은 가덕 신공항 건설이 부산 경제 발전은 물론 21세기 한국의 새로운 먹거리 시장을 창출해 낼 것으로 구체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가덕에 신공항이 들어서면 글로벌 항공물류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고부가치형 상품의 수출입도 더욱 활발해져 관련 산업의 국가 경쟁력도 높아진다는 분석도 있다.
은산해운항공 양재생 회장은 "지난해 부산 화물 1850만 TEU 중 환적화물은 950만 TEU로 전체의 54%를 차지할 만큼 환적화물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24시간 매머드급 공항인 가덕 신공항이 들어서면 선박-선박 간 물동량이 선박-항공으로 확대되면서 상하이 홍콩 등 항구도시와 비교해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신한춘 회장은 "지방 공항을 하나 더 만드는 개념이 아니다"며 "가덕 신공항 건설로 한국 물류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가덕 신공항은 부산~후쿠오카를 잇는 한일 초광역 경제권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규슈지역의 국제 관문 역할을 하는 후쿠오카 공항의 경우 소음피해 때문에 야간 이착륙(밤 10시~다음 날 오전 7시)이 금지돼 국제 노선에 한계가 있다. 가덕 신공항이 건설되면 일본 지역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고 양국의 경제 교류가 확대될 수 있다.
■건설·금융·관광산업 기폭제
전국적으로 관급공사 수주 물량이 줄어들어 건설업 전반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전체 건설업계는 신공항 건설 사업이라는 초대형 프로젝트에 동참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제 파급효과도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건설협회 정현태 부산시회장은 "신공항은 초대형 국책사업인 만큼 전국 대부분의 건설사가 함께 참여하게 된다. 지역을 넘어 국내 건설산업 전반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항뿐 아니라 주변에 많은 물류시설과 연구개발센터, 전시회장, 공장 등이 건립되면서 전국 건설업계가 혜택을 볼 전망이다.
항공 접근성이 용이해지면서 관광마이스 산업도 발전할 수 있다. 동의대 윤태환(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가덕 신공항이 장기노선을 다량 확보한 허브공항이 되면 경남지역뿐 아니라 전라도지역 주민들의 해외여행 편의성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덕 신공항이 본격 가동되면 부산이 우리나라 국제금융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과 함께 양대 국제금융센터인 부산이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서라도 가덕 신공항 건설은 필수 요건인 셈이다. 런던, 싱가포르, 프랑크푸르트 등 글로벌 금융중심지와 연결성이 확보돼야 전 세계 우수한 금융 인력을 부산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파생상품을 중심으로 부산의 금융산업이 발전하면 전국 인재의 채용이 활발해지고 파생상품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국제금융도시추진센터 황삼진 센터장은 "가덕 신공항은 항만과 철도 등과 연계돼 실물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부산이 실물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성장하는 것은 한국의 경제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BNK금융경영연구소 조성제 소장은 "가덕 신공항을 통해 기업들이 생산, 판매, 아웃소싱과 관련해 인적 교류와 국제물류의 신속성을 확보할 수 있어 전국으로 경제가 골고루 혜택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은정 이병욱 장호정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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