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휴일 근무 없애 임금 줄여
- 7월부터 고정연장근로도 폐지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에게 올여름은 힘든 계절이 될 것 같다. 회사가 경영위기 타개책 일환으로 내놓은 주말 특근 등 비정규 근로시간 단축안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급여가 종전보다 많게는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29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회사는 사업본부별로 주말과 휴일근무를 지난 1일부터 폐지했다. 이는 평일 급여의 1.5~2.5배에 달하는 특근수당이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근로자들은 월 4회 주말이나 2회 정도 휴일 특근을 해 왔다.

이 회사 정규직 28년 차 근로자(기원) A 씨의 경우 그동안 주말 한 차례 근무로 20만1000원씩, 월평균 80만4000원의 수당을 받았다. 여기에다 일요일에 두 차례 근무까지 하면 총 120만6000원가량을 수령했다. 하지만 이달부터 특근이 모두 폐지돼 당장 다음 달 10일 급여일에는 이 만큼의 돈을 덜 받게 된다.

회사는 평일 오후 5시부터 1시간씩 하는 고정연장근로를 오는 7월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연장근로는 월평균 22시간 정도인데, 근로자들은 평소 시급의 1.5배를 받았다. 주 대상인 4급(기장) 이상 근로자의 경우 월급이 종전보다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들은 제외된 주말·휴일 특근수당까지 포함하면 최종 손에 쥐는 급여가 반 토막 수준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협력업체 근로자는 더욱 심각하다. 해양플랜트 협력사 근로자 대부분은 이미 임금이 10% 정도 삭감된 상황에서 휴일근무수당을 받지 못하면 당장 다음 달 월급은 3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고정연장근로 수당이 사라지면 상황은 더욱 꼬일 수밖에 없다.

사내협력사 근로자 B 씨는 "플랜트 쪽은 일감이 거의 소진된 상태이다 보니 급여가 줄어드는 것은 이젠 문제도 아닌 듯하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회사 측은 "부서마다 직위나 직책, 근무 형태에 따라 급여체계가 다르므로 일괄된 감봉 수준을 산정하기 어렵다. 전 사원 평균 급여액(월 650만 원)을 고려할 때 근로자에 따라 10~20% 정도 수령액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