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납품대금 미결제로 줄도산 위기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 수순에 돌입하게 되면서 지역의 조선기자재 협력업체들은 대금 미결제 및 동결 사태 등으로 연쇄 부도나 법정관리 위기에 휩싸였다. 또 협력업체까지 포함할 경우 임직원들이 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돼 대량 실직이 우려되고 있다.

25일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부산의 STX조선 협력업체 수는 총 96개사다. 지역의 주요 조선기자재업체들은 물론, 철강 등 원자재 업체도 포함돼 있다.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부산·경남 지역 협력업체 피해액은 500억 원, 전국적으로 부도 금액만 2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협력사 A사 관계자는 "STX조선 법정관리 위기 및 유동성 문제 악화로 국내 기자재 납품대금 미결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법정관리가 진행되면 업체들 사이에서는 납품을 중단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협력사인 B사 관계자는 "2013년 STX대련 부도로 지역 기자재업체 67개사가 1184억 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유동성 문제에 직면했었는데, STX조선까지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협력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업체들은 현재 납품대금 동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STX조선 협력사 C사 관계자는 "정부의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으로 중소형 조선소 법정관리 시 '빅3' 구조조정보다 더 큰 파장이 예상된다"며 "STX조선 협력사들을 중심으로 남품대금 동결 없이 법정관리를 하는 방향으로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STX조선을 비롯해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대량 실직도 우려되고 있다. STX조선해양의 인력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2100명이고, 협력업체까지 포함할 경우 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황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