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조선 빅4로 꼽히던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받는 쪽으로 25일 채권단 회의에서 가닥이 잡혔다. 재판부는 청산 또는 새주인 선정을 결정하 된다. STX조선은 2001년 ㈜STX가 대동조선㈜을 인수해 현재의 이름으로 사명을 바꾸면서 새롭게 출범했다.

출발은 눈부셨다. STX조선은 출범 5년만에 건조량과 매출액이 각각 5배 늘어나면서 단숨에 세계 5위의 조선소로 도약했다. 2004년 독(dock)이 아닌 육상에서 선박을 2개 부분으로 나누어 건조해 해상의 바지선에서 완성하는 공법인 'SLS(Skid Launching System)'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덕분이었다.

2008년에는 수주 잔량 세계 4위(720만7천CGT)와 연간 수주실적 세계 3위(259만1000CGT)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추격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위기를 맞았다. 조선 호황기에 '한국-중국-유럽'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하고자 중국 다롄과 유럽으로 무리하게 확장을 한 것이 부메랑이 됐다.

STX조선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모회사인 ㈜STX와 중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미 ㈜STX와 STX조선이 공동 투자한 STX대련조선유한공사라는 자회사를 두고도 주물·단조 가공, 엔진 부품과 기초 해양구조물 제조를 담당할 중국 현지 생산법인을 추가 설립했다.

㈜STX와 STX조선이 6대 4의 비율로 총 3400만달러를 투자해 STX대련정공유한공사 설립했다. STX조선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STX중공업이 STX대련해양중공유한공사에 3400만달러를 투자했다.

STX조선은 유럽에서도 여러 조선소를 적극적으로 인수하면서 사업확장에 나섰다. 2009년 크루즈 및 특수선 분야로의 사업 다각화를 위해 8개국에 18개 조선소를 보유한 STX유럽 지분 100%를 확보해 전세계에 21개의 조선소를 운영하게 됐다. 소형선부터 크루즈와 해양플랜트까지 거의 전 선종을 망라한 생산체계도 갖췄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선박 수요가 급감하면서 STX조선은 글로벌 생산기지를 제대로 가동해보기도 전에 큰 손실을 입었다. 조선·해운업의 수직계열화를 위해 2004년 STX팬오션의 지분 50.9%를 인수한 것도 금융위기로 조선·해운업이 함께 침체에 빠지면서 시너지는커녕 큰 부담이 됐다. 여기에 저가 공세를 펴는 중국 조선업체들과의 출혈경쟁도 STX조선의 침몰을 가속화했다.

결국 STX조선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2013년 5월부터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게 됐다.

올해는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6개월간 단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했다. 결국 5조5000억원의 빚을 안고 법정관리로 가게 된 STX조선은 현재 55척의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