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수출 목표액 81억 달러
- 中 한류 연계한 고급제품 승부
- 日기능성·현지특화 상품 공략
- 경남 진주 배 이미 중동서 호평
- 작년 대비 수출액 2.9% 상승

이달 초 중국을 방문한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 8일 중국 상하이에서 한국과 중국 측 관계자들이 우리 쌀로 만든 비빔밥을 함께 비비는 행사를 하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지난 7일 중국 베이징시에 자리한 고급 유통매장인 인디고 BHG에서는 우리나라 쌀의 첫 현지 판매 행사가 열렸다. 이 쌀은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바에 따라 올 2월 중국으로 수출된 72t의 일부다. 국내 업계 일부에서는 우리나라 쌀이 중국에서 크게 인기를 끌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우리 쌀은 현지에서 '프리미엄'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BHG는 중국 내 19개 성 33개 도시에서 고급 백화점과 쇼핑몰 등 140곳을 운영하는 유통업체다. 이런 기업이 중국의 심장부인 베이징에서 행사를 열었다는 사실은 국산 쌀의 품질이 그만큼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식품부 이동필 장관은 또 이번 방문에서 삼계탕의 중국 진출 기반도 마련했다. 중국은 한국의 삼계탕 수출작업장 11곳(도축장 6곳, 가공장 5곳)을 자국의 식품감독관리기관에 정식으로 등록시켰다. 업계에서는 검역절차 등 세부조건이 마무리되면 상반기 내에 삼계탕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농식품 수출 확대는 농정당국이 농업을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핵심 분야다. 자유무역협정(FTA) 확대로 농산물 수입이 증가한 반면 국내 소비는 줄어들어 공급과잉 상태가 유지되면서 농업인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농식품 수출액은 61억1000만 달러로 2014년(61억8000만 달러)보다 1.1%가 줄었다. 물량도 0.8%가 감소했다. 중국과 미국으로의 수출은 호조를 보였으나 일본 수출이 크게 줄면서 전체적으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농식품부는 올해 초부터 '먹거리의 세계화'를 목적으로 대대적인 수출 확대책을 준비했다. 우선 목표액을 2015년에 비해 33%가 오른 81억 달러로 설정했다. 중국 14억 달러, 일본 13억 달러, GCC(걸프협력회의) 5억 달러 등이다. 세부적으로는 생산부터 마케팅을 정부 차원에서 일괄지원하는 한편 주요 국가별로 맞춤형 수출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시장에서는 한류와 연계해 고급 제품으로 승부를 건다. 지난 2월 '대(對)중국 경쟁력 강화 특별추진단'을 구성한 농식품부는 2017년에는 수출액을 18억 달러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일본에 대해서는 기능성식품 분야 공략과 현지 트렌드에 맞는 상품 개발로 소비자를 유인할 계획이다.

중동국가는 농식품부가 '블루오션'으로 여기는 새로운 시장이다. 특히 무슬림을 겨냥한 할랄식품(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뜻)을 주목하고 있다. 무슬림 인구는 18억여 명, 시장규모는 2019년 3조7000억 달러(NH투자증권 분석)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할랄인증을 취득한 배와 유제품 위주로 수출을 시작해 점차 품목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식품박람회에서는 경남 진주 원예농협이 생산한 배 시식행사가 열려 현지인의 호평을 받았다. 이 배는 두바이의 고급매장에서 팔리는 중이다.

농식품부의 이런 노력에 힘입어 올해 농식품 수출은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1~3월 농식품 수출액은 14억7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4억3700만 달러)에 비해 2.9%가 늘었다. 3월 한 달 동안에는 5억7000만 달러를 수출해 월별을 기준으로 할 때 최대치를 기록했다. 더 고무적인 사실은 주력 시장인 일본과 중국으로의 수출 감소폭이 축소된 데다 할랄시장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한우 수출이 본 궤도에 들어선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 홍콩에 처음으로 한우를 진출시킨 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마카오 당국에도 수입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또 17일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중단됐던 홍콩으로의 계란 수출을 2년 만에 재개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