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3년 명진고무공업사로 출발
- 초기엔 수없는 시행착오에 고전
-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경영 배워
- "양보·배려는 훗날 큰 이익으로"
- 신뢰 기반 인연 중시 경영 강조
- 年 매출 1000억 '성공신화' 달려
"고무 제품이라고 하면 단순해 보이지만 쓰임새가 다양해 길이 5㎜의 작은 전자제품 부품부터 30m가 넘는 선박용·수문용 부품까지 용도와 크기별로 천차만별입니다. 명진TSR은 1000여 종이 넘는 고무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과 설비를 갖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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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명진TSR 본사 및 부산 공장 |
㈜명진TSR(부산 강서구)은 산업용 고무제품 전문 기업으로, 43년간 고무 한 우물만 파온 부산의 대표 향토기업이다. 명진TSR 조용국(79) 회장은 "TSR(Total Solution of Rubber)이란 사명은 어떤 고무 제품도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갖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명진TSR이 생산하는 가장 큰 고무 제품은 댐이나 갑문에 들어가는 고무다. 국내의 모든 댐과 새만금간척지의 갑문은 물론, 4대강 사업의 보와 수문에도 이 회사의 고무제품이 들어가 있다. 방수기능을 통해 부식을 막는 데 고무 실(seal)이 사용된다. LNG·LPG 선박이나 해양플랜트 제조에 쓰이는 대형 배관, 화학물질 보관탱크 내부에도 이 회사의 고무가 들어간다.
■정밀기계 등 산업용 고무 전문생산
고무는 잘 눈에 띄지 않지만 우리 생활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비행기 같은 정밀기계를 원활하게 움직이려면 고무 부속품이 반드시 필요하다. 벨트, 개스킷, 연결 이음매, 밸브 등 산업 기계화에는 고무가 기본으로 사용된다. 조 회장은 "기계 결함의 원인 대부분은 고무 부품의 불량에서 비롯된다. 그만큼 핵심 부품이기 때문에 정밀한 생산능력과 품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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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명진TSR 조용국 회장 |
명진TSR은 지난 1973년 4월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에서 명진고무공업사로 출발했다. 경남 산청 출신으로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조 회장이 자본금 500만 원으로 설립한 이 회사가 명진TSR의 모체가 됐다. 하지만 창업 당시엔 고무 수요가 많지 않아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조 회장은 "첫 거래처인 금성사(현 LG전자)에 전기밥솥의 실리콘 고무를 납품했다. 그런데 그 밥솥에 밥을 하면 고무 냄새가 난다고 불만이 접수된 것이다. 실리콘 고무도 식용, 화공용, 의료용 등 종류가 다양한데, 밥솥에 화공용 실리콘 고무를 쓴 거다. 그만큼 전문지식 없이 시작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경영을 배워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조 회장은 한 계단 한 계단 밟아갔다. 1981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 고무·플라스틱 공업 전시회에 방문해 국내 고무산업의 낙후성을 자각했다. 이후 영국 런던, 일본 오사카 등 국제 전시회에 직접 참가하면서 시야를 넓혔다. 그는 바쁜 와중에도 3개월 간 하루 1시간씩 일본어를 공부하며 해외시장 진출에 공을 들였다. 그러던 중 1984년 오사카 세계 고무·플라스틱 전시회는 지금의 명진TSR을 있게 한 계기를 만들어줬다. 당시 일본 고무 관련 제품을 한국에 수출하고 기술교류도 매칭해주는 오사카고무㈜와 첫 수출 계약을 맺은 것이다.
하지만 곧 문제에 봉착했다. 상대측이 불량률만큼 단가를 인하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수출 채산이 맞지 않았지만 첫 수출인 만큼 이익이 없더라도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불량률을 단가에서 빼 계약을 맺었다. 조 회장은 "이 결심이 오사카고무에 신뢰를 심어줬고, 이후 기술제휴 등을 통해 지속적인 인연을 맺게 돼 일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명진TSR과 오사카고무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이 밖에 창업 당시 자체 개발한 선풍기 팬 고정용 고무패킹을 공급한 금성사와도 LG전자로 사명이 바뀐 지금까지 거래의 연을 이어가고 있다. 조 회장은 "사업은 혼자서 일굴 수 있는 게 아니다. 양보와 배려는 훗날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온다"고 인연을 중시하는 경영론을 강조했다.
■매출 1000억 대 부산대표 향토기업
일본 첫 수출을 계기로 명진TSR은 회사를 확장하고 기술력을 키워나갔다. 1990년에는 일본 제일고주파공업㈜과 합작투자주식회사인 명진ENG를 설립했고, 같은 해에 울산 제2공장, 1999년 다대공장을 설립했다. 2001년 본사를 녹산국가산업단지로 이전하고 사명을 명진고무㈜에서 ㈜명진TSR로 변경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다졌다. 이처럼 성장을 거듭해 2006년에는 부설 기업연구소를 설립하면서 기술진보를 이뤘고, 같은 해 천만불 수출탑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현재 명진TSR은 국내 3대 조선사를 포함해 LG전자,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등 대기업은 물론,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부발전 등 공기업에 산업용 고무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 미국, 일본, 호주 등 10여 개 국가에 고무제품을 수출하며 지난해 기준 연 매출 1000억 원 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 중 수출은 40%의 비중을 차지한다. 경영 대부분을 창업주 조용국 회장의 두 아들이 맡고 있으며, 2006년 장남인 조시영 대표가 취임했고, 차남인 조재영 총경리는 중국현지법인을 맡고 있다.
오는 28일 명진TSR은 창립 43주년을 맞는다. 조 회장은 "부산의 향토기업으로 성장해온 지 43년째를 맞아 감회가 남다르다. 앞으로도 전체를 크게 바라보되 작은 부분도 세심하게 살피는 대관세찰(大觀細察)의 자세로 기업 경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연혁
1973.04 명진고무공업사 설립
1983.12 유망중소기업 선정
1987.03 일본 오사카고무㈜와 기술제휴
1989.11 백만불 수출탑, 대통령상 수상
1990.12 울산 제2공장 준공
1999.04 명진고무 다대공장 설립
1999.11 ISO9002, QS-9000 획득
2001.10 녹산국가산업단지로 본사 이전
2001.11 ㈜명진TSR로 사명 변경
2002.08 산업자원부 품질경쟁력 50대 기업 선정
2006.05 부설 기업연구소 설립
2006.11 천만불 수출탑 수상
2007.07 부산중소기업인 대상 수상
2011.12 부산수출대상 우수상 수상
2013.12 부산시 전략산업 선도기업 수상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