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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클래스 300 <10> 박윤소 엔케이 회장

"외국 제품과 같아서는 이길수 없다 판단해 '완벽' 추구해 왔죠"

  •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
  •  |   입력 : 2016-02-23 18:48:37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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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 (주)엔케이 본사에서 박윤소 회장이 고압가스용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강덕철 선임기자 kangdc@kookje.co.kr
- 아침 5시50분 출근 근면 몸에 배
- "나 아니면 할 사람 없다" 생각에
- 조선기자재 국산화 시도·창업

- 품질 좋고 싸지만 국산 안믿어줘
- 외국 선주 찾아다니며 제품 홍보
- 입소문 퍼지면서 주문 늘기 시작
- 선박소화장비 세계 70% 점유

㈜엔케이(NK) 박윤소(75) 회장은 매일 새벽 4시 30분에 하루를 시작한다. 5시에 운동과 목욕을 하고 5시 50분 출근길에 나선다. 회사로 가는 차 안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그날 주요 뉴스를 확인한다. 6시 40분 회사에 도착하면 직원들이 전날 준비한 자료를 검토하고 7시부터 부서 회의에 들어간다. 회의 때는 업무 경과를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조언을 해준다. 지난 37년간 한결같이 지켜온 '근면'의 가치는 지금의 엔케이를 세계적 기술력을 갖춘 강소기업으로 키운 원동력이다.

■선진국 외면에 '세계일류' 다짐

   
조선해양 기자재 업체 엔케이는 선박 소화장비와 고압가스용기, 선박평형수처리장치를 주력 생산하는 기업이다. 엔케이는 국제해사기구(IMO)와 엄격한 선진국 기술인증을 모두 획득하고 주력 제품 4종을 모두 정부가 지정하는 세계일류상품에 올리는 쾌거를 거뒀다. 지난해에는 정부의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 기업에 선정됐다. 박 회장은 "월드클래스 기업은 글로벌 시장점유율이나 기술력 면에서 세계 3위 내에 손꼽는 기업이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통하는 양질의 제품을 만든다는 경영 가치가 꽃을 피운 것"이라고 말했다.

'근면'과 함께 '완벽' 또한 박 회장의 경영 철학이다. 인터뷰 내내 그가 가장 강조한 것도 '완벽', '일류'와 같은 단어들이었다. 박 회장은 "외국 기업들과 똑같이 만들어서는 시장 경쟁력이 없다. 그들보다 더 뛰어나야 상품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일념으로 경영을 펼쳐왔다"고 말했다.

이는 1980년대 엔케이가 수출에 도전하면서 선진국 시장의 높은 벽을 실감했던 영향이 크다. 한양대 공대를 졸업한 박 회장은 현대중공업 개발부에서 7년 동안 근무했다. 그러다 선박 소화장비 등 수입에만 의존하던 조선기자재의 국산화를 결심했다. 당시 국내 조선업체는 선박 소화장치를 대부분 영국, 일본 등에서 수입했다. 박 회장은 "외국 업체도 개발을 어려워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내가 아니면 할 사람이 없다'는 사명감에 불타올라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편안함을 박차고 독립을 선언한 그는 1980년 엔케이의 전신인 '남양금속공업사'를 설립했다.

박 회장은 소화장치 분야가 IMO의 검증을 받아야 하는 등 진입은 어렵지만, 일단 진입만 하면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겠다는 판단을 했다. 이후 밥 먹는 시간을 빼고 연구에 매진한 결과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개발의 기쁨도 잠시, 제품이 팔리지 않아 애를 먹었다. 품질이 좋고 가격도 쌌지만 '한국에서 만든 것은 믿을 수 없다'며 국내외 기업들이 외면한 것이다. 박 회장은 "선주들을 찾아다니며 제품을 사달라고 통사정을 했다. 마지못해 싼 가격이라 한번 써본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구입했는데, 막상 써보니 질이 다른 제품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입소문이 나고 신뢰가 쌓이면서 주문이 하나둘씩 늘었다"고 말했다. 엔케이 선박 소화장비는 현재 세계 시장의 40%를 점하고 있으며, 고압 CO₂ 소화장치는 70%를 점유하고 있다. 2002년 정부의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고압가스용기 분야 최고 우뚝

엔케이는 선박 소화장치 생산 기술을 기반으로 특수산업용기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소형부터 6000ℓ급 초대형까지 모든 크기를 생산해 2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 제품도 2004년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국내에 많이 보급된 압축천연가스(CNG) 시내버스에 장착된 가스충전 용기도 90% 이상이 엔케이 제품이다. 국내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와 러시아 우주항공 프로젝트에도 압력용기를 납품할 정도로 탄탄한 기술력을 확보했다.

최근 엔케이가 주력하고 있는 제품은 선박평형수 처리시스템이다. 지난해에는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효자 종목'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이 역시 2013년 세계일류상품으로 지정됐다. 엔케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선박 배기가스 저감장치 분야 등 새로운 시장을 내다보고 있다. IMO의 선박 배기가스 규제로 파생된 시장이다. 박 회장은 "현재 1차 연구과제를 끝냈고, 월드클래스 선정에 따른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을 토대로 2차 연구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표는 본인의 경험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시스템화, 상품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지금까지도 현장에 남아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려면 부단한 노력밖에 없다. 미래를 내다보고 직원들과 함께 전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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