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신공항 민간투자사업 추진방안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 경제성 담보 없인 천문학적 손실
- 항만 연계한 시너지 전략도 필요

28일 부산상공회의소 상의홀에서 열린 신공항 민간투자사업 추진방안 세미나에서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민간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수익형 민간투자 사업(BTO·Build-Transfer-Operate) 방식이 적합하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현실적으로는 '신공항 수요'와 '경제성 확보'를 담보로 민간투자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공항 입지가 부산 가덕도가 아닌 대구·경남권으로 결정날 경우 항공 수요 감소 등으로 민간투자 사업자 확보가 어려운데다, 만약 민간투자로 공항 건설 시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천문학적인 재정 적자를 어떻게 보전하느냐는 우려가 잇따라 제기됐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부산대 강상목(경제학부) 교수는 신공항에 민간투자 유치를 가능하게 하려면 신공항 항공 수요 확보와 경제성 확보가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신공항은 인천국제공항과 다른 환승 공항, 물류 허브공항 등의 특화 전략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민간투자 방식의 부정적인 면을 지적하면서 "2012~2014년 정부가 민간 투자로 지은 사회안전자본시설에 투입한 보조금이 54조 원으로 자칫 공항을 지었을 때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수천억 원의 재정 보전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실제 민간투자 방식으로 건설한 인천공항철도의 경우 오는 2040년까지 정부가 연간 5800억 원씩, 총 15조 원을 투입해야 한다.

동서대 최정규(국제학부) 교수도 인천국제공항과 비교했을 때 신공항이 그만큼의 민간투자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인천국제공항은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허브 공항으로서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현재 김해국제공항이나 신공항을 허브 공항으로 하는 항공사는 없는 상태다. 최 교수는 "에어부산 등의 항공사를 끌어들일 전략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 YMCA 오문범 기획실장은 "부산의 경우 신항이 있어 항만과 공항이 결합된다면 인천국제공항 못지않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제한 뒤 "인천과 부산은 단순 비교하면 안 된다. 인천은 허브 공항이지만 부산은 허브가 될지 장담할 수 없다"면서 민간투자가 왜 필요하고 시너지 효과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토론자인 국제신문 배재한 경남본부장은 "정부 재정 부담도 줄이고 신속한 공항 건설을 위해서는 민간투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대구·경남권과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놓인 상황에서 민간투자로 신공항을 건설할 경우 국가 재원을 일정 부분씩 배분해 두 지자체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