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소유의 재산을 자녀들이 물려받는 경우 상속세를 부담해야 한다. 만약 상속재산 중 주택이 포함되어 있다면 이를 누구의 소유로 하느냐에 따라 상속세 부담이 달라지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동거주택상속공제'라는 제도를 활용하면 상속주택가액의 80%를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차감해주므로 세금이 줄어든다.

동거주택상속공제는 피상속인과 상속인이 상속개시일 기준 10년 이상 하나의 주택에서 계속 동거해야 하고, 주택을 상속받는 상속인이 무주택자인 직계비속이어야 한다.

이 요건을 충족할 경우 공제한도는 5억 원이다. '하나의 주택에서 10년 이상 동거해야 한다'는 규정은 10년 동안 동일한 주택에서 동거해야만 적용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반드시 피상속인이 동일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속인의 미성년자 여부와 상관없이 10년 이상의 동거기간만 충족하면 됐지만 올해부터는 미성년자 기간은 제외하도록 요건이 강화됐다. 즉,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10년 이상 함께 살다가 20대 중반에 상속을 받게 되면 미성년자였던 기간이 제외돼 상속공제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된다.

상속개시일 현재 피상속인과 동거한 무주택 직계비속이 상속받는 경우만 공제가 되고, 동거한 배우자가 상속받는 경우는 공제가 되지 않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보자. 피상속인 A 씨는 유일한 재산인 시가 13억 원짜리 아파트 한 채를 남기고 사망했다. 상속인으로는 배우자, 아들(31세), 딸(25세)이 있고, 모두 10년 전부터 동거 중으로 소유 주택이 없는 상태다. 배우자가 주택을 상속받는다면 일괄공제(5억 원), 배우자공제(5억 원)가 적용돼 상속세는 약 4900만 원이다. 그러나 아들이 상속받으면 동거주택상속공제까지 적용돼 상속세 부담이 없다. 만약 딸이 상속받으면 미성년기간이 제외돼 배우자와 동일한 세 부담을 지게 된다.

배우자와 아들, 딸이 각각 60%, 20%, 20% 지분으로 주택을 공동으로 소유할 경우 배우자와 딸은 상속공제가 제외되지만 아들은 지분 20%에 해당하는 상속공제가 적용된다. 결과적으로 공동 소유의 경우 배우자나 딸보다 상속공제가 적용되는 아들의 지분이 클수록 유리하다.

이상근·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