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은 부동산 및 주택시장과 관련해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해운대 한 아파트의 펜트하우스는 전국에서 가장 비쌌다. 최근 이 아파트의 기초 콘크리트를 36시간 연속 타설하면서 또한번 매스컴을 달궜다.
이뿐 아니다. 분양시장의 호조로 청약경쟁률은 항상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올해 부산에서는 2만1005세대의 아파트가 분양됐으며, 1~3순위 청약경쟁률은 81.9 대 1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아파트 매매가격도 전국 평균 이상으로 올랐다.
문제는 이러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 집을 가진 사람들과 집을 필요로 하는 서민들 모두 '윈-윈'을 했느냐에 있다. 살고 있는 집 한 채만 갖고 있는 사람에게 부동산 시장에서의 집값 상승과 하락은 기분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어차피 집값 등락과는 상관없이 사거나 팔지 않기 때문이다. 집을 여러 채 갖고 있는 자산가들은 당연히 집값이 상승하는 것이 좋다. 집을 팔아서 얻는 자본 이득도 있고, 전세나 월세가격 상승으로 세를 놓아 얻는 임대수익 역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을 여러 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올해 부산의 부동산시장은 더할 나위없이 좋았을 것이 분명하다. 뿐만 아니다. 집을 사지 않더라도 분양시장의 호조는 분양권 전매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얻기에 좋았다. 청약 통장이 당첨만 되면 소위 분양가 이상의 프리미엄이 최소 2000만~5000만 원이 붙었으니 집을 필요로 하는 실수요자가 아니더라도 청약 한 두 번 넣는 것은 당연지사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시장도 이제 한 해를 갈무리하고 있다. 여전히 신규 분양시장의 군불이 식지 않은 상태지만, 마지막 수요자 또는 실입주를 생각하는 실수요자들에게 올 한해 부산의 주택시장은 '득'보다는 '실'을 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분양가격은 올라갈 데로 올라 갔지만 여전히 남은 프리미엄은 거품으로 남아 있다. 모르고 샀다면 시장의 생리를 모르는 것이고, 알고 샀다면 여전히 가격이 떨어질 거라고 믿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경제 여건이 전반적으로 나쁘다. 나홀로 좋은 시장은 자유경제 시장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서정렬·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주택도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