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딴섬' 새 국제여객터미널
- 이용객 불편·토지분양 악영향
- 유기적 연결땐 사업에 순풍
- 그랜드마스터플랜 수립 주목

부산의 미래를 바꿀 북항 재개발사업 지역이 2343억 원을 들여 부산항 새 국제여객터미널을 개장했음에도 '외딴 섬'(지난해 9월 11일 자 3면 보도)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북항 재개발사업지와 원도심 간 연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다. 부산역과 새 국제여객터미널을 연결하는 보행덱 조성사업 설계비조차 4일 현재까지 반영되지 않은 데다 대중교통수단도 부족해 이용객이 불편을 겪고 있다. 시내버스는 5-1번, 1004번 2개 노선뿐이고 셔틀버스도 배차 간격이 30분으로 길다. 이 때문에 수천억 원을 쏟아부으며 선도사업으로 추진한 새 터미널 개장이 빛을 바랐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새 국제여객터미널이 애초 계획대로 북항 재개발사업의 조기 활성화와 상부시설 민간투자 유치 촉매제 역할을 하려면 원도심과의 유기적인 연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부산역~재개발지 연결 보행덱

보행덱은 부산역 등 원도심과 북항 재개발사업지를 이어주며 철도와 도로(충장로)로 단절된 도시기능을 회복하고 북항 재개발지역 내 친수공간과의 보행 접근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북항과 원도심을 연결하는 상징성을 고려해 너비 60m 크기의 광장 형태로 조성할 계획이다. 부산항만공사(BPA)가 지난해 6월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한 결과, 사업 규모는 길이 615m, 너비 8~60m, 사업비 1025억 원으로 나타났다. 1단계는 부산역 2층 대합실~북항 환승센터 3층 옥상 간 길이 101m, 사업비 523억 원이고 2단계는 환승센터~새 국제여객터미널 간 길이 514m, 너비 8~26m, 사업비 502억 원이다. 부산해양수산청 최명용 부산항건설사무소장은 "기획재정부와 협의한 결과 올해 수시배정예산으로 잡힌 보행덱 설계비 20억 원을 이달 중순 배정해준다고 했다"며 "내년까지 실시설계 용역을 마치고 2017년부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행덱 공사는 빨라야 2018년, 늦으면 2019년까지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설계비를 제외한 사업비의 전액 국비 지원이 곤란하다며 분담을 요구하고 있어 부산시, BPA, 해양수산부는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설계 과정에서 무빙워크 설치 필요성과 보행덱 너비를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BPA가 올 연말 사업자 공모에 들어갈 북항 환승센터(부지면적 2만6275㎡)의 조속한 건립을 위해 부산시가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 유치가 쉬워질 전망이다.

■충장로 지하차도

북항 재개발사업지역 이용 교통량과 충장로 통과 교통량을 분리하기 위해 충장로 지하차도가 생긴다. 이 지하차도는 중구 중앙동 부산항 1부두~동구 초량동 부산항 4부두 간 길이 1.87㎞, 너비19~25.5m( 4~6차로), 공사비 2145억 원 규모다. 부산항건설사무소는 올 연말까지 실시설계 용역을 끝내고 내년 공사에 들어가 2019년까지 지하차도를 건설할 계획이다. 내년도 국비 55억 원을 확보했지만, 나머지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3년 기본설계 용역 결과 1051억 원(2.04㎞)이던 사업비가 실시설계 용역에서 3040억 원으로 늘어나 기재부가 사업비 분담을 요구하자 공사 구간을 줄여 사업비를 2000억 원대로 낮췄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컨테이너 부두로 사용하면서 출입을 막았던 북항을 시민의 품에 되돌려 준다는 재개발사업의 취지를 고려할 때 보행덱, 지하차도 같은 원도심과의 연계 사업을 국비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건설이 늦어지면 연간 120만 명에 달하는 국제여객터미널 이용객이 불편을 겪고, 토지 분양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친수공원

북항 재개발지역을 시민에게 되돌려주기 위해 BPA는 친수공원 및 광장 27만9394㎡를 조성한다. 민간에 매각할 토지가 35만6073㎡인 점에 견줘 엄청난 규모다. BPA 정현돈 투자유치실장은 "친수공원 국제현상 공모에서 당선된 (주)신화컨설팅 컨소시엄의 '상호소통하는 부두'(Interactive Pier·본지 지난해 10월 9일 자 1면 보도)를 바탕으로 실시설계가 마무리되는 대로 617억 원을 투자해 친수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선작은 부산역과 북항 재개발지역 친수공원을 덱으로 연결하고, 도시철도 중앙동역과 친수공원을 잇는 지하통로를 개설하며 친수공원과 자갈치시장을 오가는 모노레일을 깔겠다는 구상을 담았다.

■그랜드마스터플랜

북항 재개발 효과를 원도심으로 확산하려면 주변 지역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현재 북항 재개발 1·2단계사업, 부산역 일원 철도시설 재배치사업, 동구 도시재생 선도지역 활성화사업, 해양경제특별구역제도 도입을 BPA 부산시 해수부 부산해수청 등 기관별로 따로 추진하면서 엇박자가 나고 있다. 시는 부산해수청, BPA와 함께 지난 3월 9일 1차 명품 북항 창조협의회를 열고 북항 재개발과 부산역 철도시설 재배치를 연계해 원도심을 활성화할 수 있는 북항 일원 그랜드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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