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미널 내 크루즈부두 단 하나
- 내년 외국배만 받아도 미어터져

- 팬스타, 지정받은 14번 선석 반납
- 고려훼리와 '12번' 함께 쓰기로
- 남은 '14번' 예비용 '13번' 합치면
- 별도 크루즈 접안시설도 가능

- 기존 부두, 출입국 검색대와 멀어
- 셔틀버스나 간이검색장 필요성

부산을 모항으로 하는 국적 크루즈선(본지 지난 7월 11일 자 1·3면 보도)이 해양수산부 계획대로 내년에 취항하면 국적 크루즈선이 관광객을 안정적으로 태우고 내릴 수 있는 부두가 필요하다. 국적 크루즈선 조기 정착을 위해 중요하다.

영도구 동삼동 국제크루즈터미널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16만7800t 규모의 퀀텀호를 비롯한 초대형 크루즈선을 수용하기 위해 내년부터 2018년까지 확장 공사에 들어가 한동안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26일 북항 재개발지역에 개장한 부산항 새 국제여객터미널 내 크루즈부두가 국적 크루즈선의 모항 역할을 해야 한다.

새 터미널 크루즈부두는 부산항대교의 통항 높이(60m) 제한에다 길이, 수심 등 계류시설의 용량 부족으로 10만 t 이상의 대형 크루즈선이 댈 수 없는 한계가 있지만, 7만t급 국적 크루즈선을 수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특히 올해는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 여파로 부산 기항 외국적 크루즈 관광객이 73회, 15만 명으로 줄지만 내년에는 212회, 4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부산해양수산청과 부산항만공사는 예상하고 있다. 외국적 크루즈 기항에다 국적 크루즈 운항(60회가량)까지 더해지면 새 터미널 크루즈부두의 과부하가 우려된다.

■국적 크루즈 준비 '순항'

부산에 본사를 둔 팬스타그룹은 1일 7만 t급(승객 정원 2500여 명) 국적 크루즈선의 내년 취항을 목표로 중고 크루즈선을 매입하기 위해 외국 크루즈선사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7만 t급 중고 크루즈선을 사는 데만 2000억 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가는 등 수천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 조달 여부가 국적 크루즈 취항의 관건으로 꼽힌다. 팬스타그룹 최재형 이사는 "해수부의 지원에 힘입어 국내 유명 해운선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내면서 사업비 조달이 잘 해결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적인 호텔 체인을 갖춘 대기업도 국적 크루즈 취항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수부는 올 연말까지 국적 크루즈 법인을 설립한 뒤 내년에 취항시킨다는 계획이다.

■빈약한 크루즈 접안시설

부산항에 크루즈선을 댈 수 있는 곳은 새 국제여객터미널 크루즈부두, 동삼동 크루즈터미널, 부두운영사 통폐합으로 현재 사용하지 않는 감만부두 3번 선석 등 3곳이다. 동삼동 터미널에는 초대형 크루즈선이 댈 수 있도록 해수부가 428억 원을 투자해 현재의 8 만t 급을 22만 t급으로 늘리는 확장공사를 내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감만부두는 컨테이너 전용부두로 화장실, 와이파이 같은 이용객 편의시설이 부족하지만, 부산항만공사가 1억3000만 원을 들여 계선주(선박을 밧줄로 매기 위해 부두에 세워 놓는 기둥) 14개를 보강해 퀀텀호 등 17만 t급 크루즈선의 접안이 가능하다.

새 터미널 크루즈부두(1번 선석)는 길이 360m, 수심 12m로 10만 t급 크루즈선이 댈 수 있지만, 부산항대교에 가로막혀 수면 위 높이가 60m 이상의 초대형 크루즈선은 들어올 수 없는 데다 CIQ(세관, 출입국관리, 검역) 검색장까지 840m나 떨어져 승객이 걸어가는 데 불편하다.

■'반쪽' 터미널 운용의 묘 살려라

부산항 새 국제여객터미널의 한계에도 동삼동 크루즈터미널 확장공사 기간 대안이 없는 만큼 운용의 묘를 살려 새 터미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새 터미널 카페리부두의 바닥 높이가 카페리선 연결판보다 30㎝가량 높아 깎아 내는 과정(본지 지난 4월 24일 자 14면 보도)에서 부산~일본 오사카를 오가는 팬스타라인닷컴(주)의 팬스타드림호가 지정받은 14번 선석을 반납하고 부산~일본 하카타를 잇는 고려훼리(주)의 뉴카멜리아호와 같은 12번 선석을 쓰면서 13번 카페리 예비선석과 14번 선석을 합치면 크루즈선을 추가로 댈 수 있게 된다. 새 터미널 크루즈부두(1번 선석) 이외에 별도의 크루즈부두를 확보한 셈이다. 13, 14번 선석은 각각 길이 240m, 수심 9~10m로 7만 t급 국적 크루즈선을 수용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이곳은 CIQ 검색장과 가까워 1번 선석 크루즈부두의 접근성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

13, 14번 선석을 크루즈부두로 새로 활용할 수 있게 되자 부산해양수산청과 부산항만공사는 CIQ 검색장과 멀리 떨어진 1번 크루즈부두에 150억 원을 투자해 길이 450m의 비를 피할 수 있는 무빙워크를 건설하는 방안을 재검토하고 있다. 1번 크루즈부두를 이용하는 승객의 불편을 덜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셔틀버스 진입이나 간이 CIQ 검색장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다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2013년 9월 보안 강화를 이유로 이를 불허했다. 박근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창조경제의 대표적 산업으로 꼽히는 크루즈의 활성화를 위해 보안 당국의 전향적인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