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가에서 '역시즌 마케팅'이 한창이다.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 날씨에 백화점 등 유통가에서 대대적으로 겨울 용품 판매에 나서고 있다. 역시즌 마케팅이란 계절과 반대되는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마케팅이다. 제철을 모르는 '철부지(철不知) 마케팅'이라고 보면 된다. 여름에는 다운 점프, 코트, 모피 등을 팔고 겨울에 에어컨 수영복 등을 파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판매자는 재고 부담을 덜 수 있어 서로 윈-윈 한다고 볼 수 있다. 추석을 앞두고 미리 선물세트 예약 판매를 시작하는 것 역시 계절을 앞서가는 마케팅이다.

증권시장에도 이와 유사한 '한 겨울에 밀짚모자를 사라'는 격언이 있다. 여러 해석이 가능하지만, 어차피 사야 할 밀짚모자라면 아무도 찾지 않는 겨울에 더욱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보관비용이나 분실 등 여러 위험이 있으나 전체적인 맥락은 여름이 오기 전에 미리미리 준비하라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여기에 적합한 상품으로는 배당주 펀드를 들 수 있다. 배당주 펀드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12월 결산법인은 대략 3월에 배당금이 지급되는데 이를 노리고 미리 배당주 펀드에 가입하는 전략이다. 물론 시세 차익 및 배당금 수익을 추구하지만, 아무리 높은 배당금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주가가 큰 폭의 하락을 하면 전체적으로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는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또한 요즘은 배당주에 공모주를 합친 복합펀드인 하이자산운용의 '하이공모주&배당주10' 또는 유리자산운용의 '유리 고배당&공모주' 펀드 등 소위 '하이브리드 펀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하이공모주&배당주10'펀드는 지난달 초 600억 원대에서 1200억 원대로 한 달 만에 배로 커졌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20여년 주식시장에 몸 담고 있는 필자의 경험상 일반적으로 한 여름에는 주식시장이 좋지 않았다고 기억된다. 아무래도 폭염, 휴가 등 계절적 요인이 가장 큰 것 같다. 그러다가 슬슬 찬바람이 불면 주식시장도 상승하곤 했다. 아직 시기적으로는 여름인데 입추도, 말복도 지났다. 곧 다가올 가을, 겨울을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정범식·하이투자증권 영업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