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도매시장 형태로 운영 예정
- 부지 담보대출 사업비 10% 충당

현대화 사업 추진이 한창인 부산공동어시장의 법인화 방식이 결정됐다. 수산업협동조합법 개정을 전제로 별도의 출자나 세금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조합공동사업법인 형태(본지 지난 6월 15일 자 16면 보도)로 가닥이 잡혔다. 어시장은 최근 해양수산부, 부산시, 회원 5개 수협 관계자를 상대로 법인 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최종 보고회를 실시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2일 밝혔다.

앞서 해수부는 올해 현대화 사업비 1207억 원 지원을 약속하면서 법적 실체가 불분명한 어시장의 운영법인 설립을 요구했다. 지난 5월부터 관련 연구 용역이 추진됐다.

이 과정에서 어업회사법인(유통 및 가공 목적 어업인 설립)과 유통자회사(농·수협 설립) 형태가 검토됐으나, 특수법인인 어시장의 법인격 취득을 위해 별도의 출자와 함께 회원 5개 수협이 감당하기 어려운 세금이 발생했다. 결국, 대안은 조합공동사업법인 형태였다. 국회 계류 중인 수협법 개정안 113조를 적용하면 이미 수협법에 따라 설립된 어시장을 조합공동사업체로 보고 별도의 출자나 세 부담 없이 법인으로 만드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새 조합공동사업법인 운영은 중앙도매시장 방식이어야 한다는 게 이날 참석자들의 결정이다. 법인의 국고 보조금 사업 때 전체 사업비의 40%까지만 지원하고, 도매시장법인에 대해서만 전체 사업비의 70%까지 지원한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방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5개 수협의 출자로 만들어진 어시장이 도매시장 성격을 갖추려면 시장에 의해 새롭게 개설돼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해수부 측은 "현대화 사업을 마친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처럼 회원 5개 수협이 시에 어시장을 임대한 뒤 시가 이를 5개 수협에 재임대하는 절차를 거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회원 5개 조합이 떠안게 된 현대화 사업비 10%(172억 원)는 현 남부민동 어시장 부지(감정가 900억 원)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충당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애초 각 조합이 34억 원씩 분담하자는 의견이 제기됐으나, 어시장 내 위판이 적은 조합의 부담을 고려했다는 게 어시장 측의 설명이다.

이런 합의 내용은 사업계획서 형태로 기재부에 보고될 예정이며, 승인 절차를 거치면 올해 지원 예정 예산 31억 원이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어시장 이주학 사장은 "개정안이 올해 안에 공표돼야 한다"면서 "개정안이 신설 공동사업체에만 적용되는 걸 막기 위해 개정안 단서조항에 기존 공동사업체의 세금 면제 등 혜택이 명시되도록 국회에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