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정지 인근 공장 15곳 밀집
- 입주사들 "민원 불 보듯" 반발

국토교통부가 산업단지 한복판에 '행복주택' 건립을 추진하자 300여 입주업체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입주업체들은 산단 내에 아파트가 건립되면 각종 민원이 불거져 결국 공장이 밀려날 것을 우려하며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부산과학산업단지(강서구 지사동) 내 지원시설인 주차장 부지에 540세대 규모의 행복주택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LH는 내년 상반기 중 착공해 오는 2018년 4월 준공할 계획이다. 행복주택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대학생 등의 주거불안 해소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사업이다.

문제는 행복주택 건립 예정지가 공장으로 둘러싸여 주거지로서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함은 물론 인근 공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소음 진동 분진 등으로 민원이 발생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사실이다. 본지 취재팀이 현장을 둘러본 결과, 건립 예정지 주변은 단조공장을 비롯해 프레스공장 용접·제관공장, 페인트공장 등 15개 공장이 밀집해 있었다.

부산자동차부품협동조합 등 입주업체들은 행복주택 건립 예정지 건너편에 이미 5000여 세대 규모의 주거단지가 조성돼 있다며 산업단지 외곽으로 사업지를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조합 관계자는 "공장에서 불과 10m 떨어진 곳에 아파트를 짓는다면 민원에 밀려 공장이 제조 활동을 포기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업체들의 이 같은 우려는 다른 지역에서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정관농공단지의 경우 최근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 공장들이 입주민과의 민원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LH 측은 모집공고 시 공장 주변이라는 제반 여건에 대한 사전 고지를 통해 현재 상태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라며 사업 강행 의사를 보이고 있다. LH 관계자는 "소음과 분진 등 환경 요인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법적 기준을 충족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