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주 "주총 소집 이사 바꿀 것"

- 신동빈 측 "우호지분 과반 넘어"

- 서로 승리 장담…전면전 양상

- 일본인 생모 어제 전격 입국

- 오늘은 신동빈 회장 귀국 예정

- 총수 일가 가족회의 임박한 듯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 간 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장남 신동주(61)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 모두 상대방을 향한 공세를 이어가며 후계 구도를 선점하기 위한 '우호지분 확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양측의 후계 다툼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 양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일본인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88) 씨가 30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데 이어 31일 오후 신동빈 회장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신 회장이 입국하면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가족회의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

■장·차남 반격에 재반격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종업원 지주회(우리사주)를 합하면 (일본 롯데홀딩스) 의결권이 전체의 3분의 2가 된다"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 교체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롯데그룹이 전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과반 지분을 확보했다"고 밝힌 데 따른 반격 차원의 발언이다. 또 신 회장을 지지하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진을 교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7일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신 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려다 무위에 그쳤다.

실제로 신 전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신 총괄회장이 일관되게 그 사람(신동빈 등)을 추방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신 회장을 직접 겨냥했다. 현재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8일 신 회장이 긴급이사회를 열어 부친 신 총괄회장을 해임시킨 행위가 일본 롯데홀딩스 정관에 규정돼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정관 개정을 이유로 주총을 소집하고 그 자리에서 이사 교체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역시 즉각 반박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5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의 신동빈 회장 대표이사 선임과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난 28일) 구두 해임을 무효로 결정한 것은 (신 회장의) 우호 지분이 우세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법적으로 지분 분포 공개 의무가 없는 비상장법인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자신의 지분 20% 외에도 우리사주 지분 12%와 광윤사 지분 27.65%를 합쳐 50% 이상의 우호지분을 갖고 있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반면 신 전 부회장의 지분은 신 회장과 비슷한 20%이고 신 총괄회장과 기타 주주의 지분도 20%를 조금 넘는 수준이어서 모두 합치더라도 절반에 미치지 못 한다"고 말했다.

■롯데홀딩스 주총 최대 고비

이처럼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 간 분쟁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흐르면서 롯데그룹의 후계다툼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총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총 개최 여부와 일정은 현재까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재계 안팎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실제 행동에 나설 경우 조만간 열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을 보면 결국 신 총괄회장의 의중이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무엇보다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 비상장 법인 광윤사와 일본 롯데홀딩스 모두 신 총괄회장의 숨겨진 우호지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럴 경우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숨겨진' 우호지분을 동원해 신 회장에 맞설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가 신 회장 쪽 인사들이라고 해도 신 총괄회장이 막후 지분 영향력으로 이에 대응할 수단을 모색하면 신 총괄회장을 해임한 신 회장이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시게미쓰 하쓰코 씨는 이날 오후 2시28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신 총괄회장(28일 밤)과 신 전 부회장 귀국(29일 밤)에 이어 신 총괄회장의 부인까지 방한한 셈이다. 여기에다 현재 일본 도쿄에 머물려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신 회장이 31일 일본 하네다 공항을 출발하는 국적기 편을 이용해 귀국한다. 이를 놓고 재계에서는 경영권을 다투고 있는 롯데 총수 일가가 모두 한국에 있게돼 가족회의가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