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민소득 4만 달러' 돌파는 2023년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2006년 2만 달러를 넘어선 이후 17년이나 지난 시점이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한동안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한 한국의 저성장 현황과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현재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경우 한국의 국민소득(1인당 국내총생산)이 4만 달러에 진입하는 시기는 선진국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OECD의 최근 전망대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9%로 하락하면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한 2006년을 기준으로 할 때 17년 뒤인 2023년에야 4만 달러를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국민소득 4만 달러 클럽에 속한 OECD 21개 국가 가운데 핀란드(18년·1988년→2006년)를 제외하고 가장 긴 시간이다. 주요 7개국(G7) 중에서는 일본(1987년→1995년)과 이탈리아(1995년→2008년), 영국(1992년→2006년)이 각각 8년과 13년, 14년 걸렸다. 21개 국가의 평균 달성기간은 13.6년이었다.

한경연은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득수준이 높은 G7 국가는 대부분 잠재성장률이 반등한 반면 한국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영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일본이 2009년을 저점으로 반등했다. 미국과 이탈리아는 각각 2010년과 2012년 저점을 찍었다. 반면 OECD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올해 3.59%에서 2022년 2.90%로 떨어지고 2034년에는 1.91%로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경연은 이러한 저성장 추세가 소득분배와 재정 건전성, 청년 실업률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197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실업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실업률은 0.3%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 김창배 연구위원은 "신성장산업 발전을 통한 잠재성장률 제고가 저성장 극복의 유일한 해법"이라며 "특히 서비스 산업의 신성장 동력화는 고학력 청년층 노동력에 대한 수요를 창출해 실업문제를 크게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