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대기업 총수 등과 환담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창근 SK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연합뉴스

- 삼성-전자·바이오·2차 전지
- 현대차-친환경車·스마트카 등
- 주력업종 맞춰 집중지원 육성
- 5조 동반성장기금도 조성키로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창조센터)를 지원 중인 16개 대기업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오는 2017년까지 136조 원을 투자한다.

이와는 별도로 협력업체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서도 5조 원을 지원한다. 우리 경제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대기업 그룹이 먼저 나서 '투자 보따리'를 풀겠다는 취지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4일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간 오찬 간담회에 앞서 삼성(대구·경북) 롯데(부산) 두산(경남) 현대중공업(울산) 등 전국의 창조센터 멘토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성장동력 투자계획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향후 3년간(2015~2017년) 예상 투자액(136조 원)을 분야별로 보면 태양광 발전과 바이오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 개발 분야에 가장 많은 17조 원이 투입된다.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카를 중심으로 한 ICT(정보통신기술) 융합에는 12조 원이 지원된다. 사물인터넷 분야는 부산 창조센터의 역점 사업 중 하나다.

아울러 ▷2차 전지와 탄소섬유 등 신소재 분야(11조 원) ▷신형엔진 개발 등 첨단 부품 분야(9조 원) ▷유통 채널 다각화 및 레저시설 건립(6조 원) 등에 대해서도 대기업의 투자가 이뤄진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들 분야뿐 아니라 136조 원 중 일부는 전국의 창조센터를 지원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이 전자·바이오·2차 전지 등에, 현대자동차는 친환경 자동차와 스마트카 등 미래 자동차 분야에 매년 수십조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LG와 한화는 각각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포함한 에너지 분야와 방산·화학 및 태양광 사업 확대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KT는 유·무선 기가 네트워크 구축에 중점 투자할 계획이다. GS(친환경 발전)와 한진(고효율 항공기 도입), 두산(대형 가스터빈 개발), 다음카카오(빅데이터 활용 기술 및 핀테크) 등도 해당 기업의 주력 업종에 맞춰 지원 방침을 정했다.

이들 기업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뿐 아니라 협력업체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같은 기간 5조 원의 기금도 조성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롯데는 협력업체의 해외 판로개척을 도울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아산나눔재단의 창업지원센터와 협력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청년 창업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CJ는 농식품펀드 조성 및 중소기업 글로벌 동반진출을 지원하고, 효성은 탄소 산업과 관련한 기업을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 동반성장 펀드를 운용 중인 SK는 협력사의 임금 및 복지 개선 지원 등을 추진한다.

부산 창조센터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대기업의 지원 방침은 부산을 포함한 전국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 등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이는 현 정부의 창조경제 구현 의지와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설문을 통해 16개 기업의 예상 투자액을 집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3년 넘게 투자가 이뤄지는 사업은 투자액을 균등 배분해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