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에 위치한 주요 조선업체의 시가총액이 대우조선해양의 '2조 원 손실 누락' 사태가 발생한 이후 2조5000억 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5대 조선사(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와 조선기자재 관련 동남권 상장사 8곳 등 13개 업체의 시총은 지난 14일 17조7736억 원에서 지난 17일 현재 15조2726억 원으로 불과 3일 만에 2조5010억 원(14.07%) 줄었다. 5대 조선사 중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시총 감소 폭(-36.16%·2조3923억 원→1조5272억 원)이 가장 컸다. 이어 ▷삼성중공업(-16.67%) ▷현대중공업(-9.57%) ▷현대미포조선(-8.15%) ▷한진중공업(-4.35%) 순이었다. 현재 조선업계는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삼성중공업도 해양플랜트 부문의 생산 차질로 올해 2분기 조 단위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기자재업체 중에서는 부산에 본사를 둔 해덕파워웨이의 시총 감소 폭(-8.44%·915억6100만→838억3000만 원)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5대 조선사와 조선기자재 업체 8곳의 총주가도 각각 11.12%(21만5650→19만1680원)와 1.63%(4만6485→4만5725원) 하락했다. 이처럼 동남권 조선사의 주요 증시지표가 단기간 급락한 것은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한 주요 조선업체의 올해 2분기 실적 전망치가 곤두박질치면서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한진중공업을 제외한 대형 조선사 4곳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이날 현재 총 767억 원으로 1개월 전(2059억 원)보다 62.75% 내려갔다. 3개월 전(3445억 원)과 비교하면 77.74%나 급감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손실 우려로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2대 주주인 금융위원회의 보유지분 가치도 3800억 원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을 31.46%(6021만7183주) 보유한 산업은행의 지분 가치는 지난 14일 7527억 원에서 17일 4805억 원으로 2722억 원 줄었다. 같은 기간 금융위(12.15%·2325만5778주)의 지분 가치도 2907억 원에서 1856억 원으로 1051억 원 감소했다. 산업은행이 정부가 100% 출자한 국책은행인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지분 가치 하락은 고스란히 정부 부담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