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전도사' 강림CSP 임수복 회장이 들깨에서 추출한 식물성 오메가-3의 효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 국내최대 무계목강관 공급사업
- 세계 최초 유기농 들깨서 추출
- 20일 공장준공, 식약처 인증절차
- 9월부터 양산…연 250t 생산
- 2004년 고엽제 후유증 폐암발병
- 유기농 식단으로 건강 회복화제

철강물류회사인 강림CSP(부산 강서구 화전산단) 최고경영자(CEO)인 임수복 회장의 또다른 이름은 '유기농 전도사'다. 임 회장이 지난 3월 경남 밀양시 초동면에 착공한 국내 최초의 유기농 들깨를 원료로 식물성 오메가-3를 생산하는 공장이 오는 20일 준공된다.

임 회장이 운영하는 유기농 농업기업인 강림오가닉은 최근 부산대 생물자원웰빙제품 RIS(지역연고산업육성사업) 사업단과 수년간의 산학협력을 통해 국내 최초로 유기농 식물성 오메가-3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오메가-3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액순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효과를 가진 필수지방산이다. 심혈관 질환 예방 등의 효과가 있어 건강기능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임 회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건강기능식품 인증만 남겨놓고 있다. 9월부터는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연간 250t(250억 원) 상당의 물량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오메가-3는 생선 등 동물성 제품이 많았지만, 유기농 들깨를 원료로 식물성 오메가-3를 추출한 것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출시될 오메가-3 제품의 브랜드는 '림팜(LIMFARM)'이다. 임 회장 자신의 성(姓)인 임(林·LIM)과 농장(FARM)을 붙인 이름이다.

임 회장이 경영하는 강림CSP는 국내 최대의 무계목(無繼目) 강관 공급업체다. 무계목 강관은 용접으로 이어붙이지 않고 쇠를 늘려서 만든 파이프로, 고강도의 쇠 파이프가 필요한 조선업을 비롯해 석유화학, 발전 시설, 해양플랜트 등에 주로 사용된다. 연매출만도 1500억 원이 넘는 우량기업이다. 업황이 좋을 때에는 한 해 3300억 원까지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이렇듯 잘 나가는 철강물류회사의 CEO가 유기농 전도사가 된 배경에는 자신의 폐암 투병과 연관이 깊다. 그는 유기농 오메가-3 사업이 돈벌이와는 무관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20년전 일본과 합작으로 퇴비공장을 운영하면서 한국유기비료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맡았다. 사업을 위해 유기농 시험농장을 운영하다 유기농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회상했다. 철강물류회사 운영 외에도 틈틈히 유기농을 연구하던 임 회장은 2004년 갑작스럽게 폐암 진단을 받았다. 월남전 파병에 따른 고엽제 후유증이었다.

임 회장은 "폐암 수술만 받고 항암 치료는 별도로 받지 않았다. 오로지 유기농 식단으로 후유증 없이 병마를 극복했다. 의사가 이제는 정기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올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유기농은 이제 그의 신념이 됐다.

유기농에 대한 임 회장의 철학은 확고하고도 깐깐하다. 무농약은 물론 화학비료도 사용하지 않은 자연그대로의 농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에서는 친환경 농산물 범주 내에 유기농, 무농약(화학비료 사용), 저농약(농약·화학비료 저사용) 농산물이 모두 포함된다.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친환경 농산물은 오직 유기농뿐"이라며 "식물성 오메가-3 생산 원료인 유기농 들깨는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320가지 농약검사를 거친 뒤 공장으로 반입되기 때문에 품질 관리에는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유기농 식단으로 내가 암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받았듯 식물성 오메가-3 제품을 통해 국민 건강에 이바지 하고 싶다"며 "유기농 농업으로 환경을 보전하고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농민 소득 증대에도 이바지하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