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계대출이 8조 원 넘게 늘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은행권의 저금리 기조와 주택담보대출 완화 등으로 돈을 빌려 집을 사는 가계가 증가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연체율도 동반 상승하고 있어 대출액을 제때 갚지 못하는 가계의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7일 내놓은 '국내은행의 대출채권 및 연체율 현황(잠정)'을 보면 지난달 말 원화대출채권 잔액은 1293조2000억 원으로 3월 말(1278조2000억 원)보다 15조 원(1.2%)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 잔액은 534조9000억 원으로 3월 말(526조1000억 원) 대비 8조8000억 원 늘었다.

이는 지난 3월 증가액(4조 원)보다 배 이상 많은 액수다. 지난해 4월(2조9000억 원)과 비교하면 3배나 많다. 특히 지난달 증가액은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4월 기준으로 가장 큰 액수다.

지난달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은 저금리 대출을 활용해 주택 매입에 나선 가계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82조3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8조3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이다. 올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지난 1월 1조6000억 원에서 2월과 3월 각각 4조 원과 4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가구도 늘고 있다.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지난 2월 0.57%에서 3월 0.48%로 하락했으나 지난달에는 0.50%를 기록하며 상승세로 전환됐다. 원화대출 연체율(기업+가계)도 0.76%로 3월 말(0.69%)보다 0.07%포인트 올랐다.

반면 올 초 급증세를 보인 부산지역의 가계대출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이날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공시한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말 부산의 가계대출 잔액은 45조1724억 원으로 2월 말(45조324억 원)보다 1400억 원 늘었다.

이는 지난 2월 증가액(3410억 원)보다 2010억 원, 지난해 3월 증가액(2394억 원)보다 994억 원 줄어든 액수다. 그러나 가계대출 규모가 비슷한 인천(2월 42조7693억 원→3월 42조7732억 원, 39억 원 증가)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