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부산 영도구 동삼동 국립해양박물관 4층 극지연구코너에서 해양수산부, 부산시, 박물관, 극지해양미래포럼 관계자가 극지 탐험 30주년 기념 특별전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탐험가 강의·공모전 등
- 학생·시민참여형 행사로
- 친숙해지는 계기 마련

- 체험관 박물관 등 포함
- 극지타운 추진 이어가야

'남극 탐험 30주년 기념행사를 극지와 친숙해지는 축제로'.

(사)극지해양미래포럼 주최로 지난 17일 부산 영도구 동삼동 국립해양박물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극지 탐험 30주년 기념행사 기획회의에 참석한 극지 전문가들은 이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날 회의에는 남청도 한국해양대 교수(극지해양미래포럼 운영위원장), 송양호 부산시 해양수산국장, 고송주 해양수산부 극지정책팀장, 김윤아 국립해양박물관 학예연구사(극지 탐험 30주년 기념 특별전 담당), 이동화 남경엔지니어링토건 대표(포럼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박수현 국제신문 사진부장(포럼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극지 과거·현재·미래 조명 축제로

남극 탐험 30주년 기념행사는 극지 개척의 과거와 현재뿐 아니라 미래를 보여주는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시민들은 멀게만 여겼던 극지와 가까워지고, 관심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송양호 국장은 "남극 탐험 3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학술 행사에서 탈피해 극지해양미래포럼과 업무협약을 맺은 부산지역 고교 극지동아리 학생을 비롯한 청소년과 일반시민이 참여해 부산사람의 모험심과 개척정신을 계승할 기회로 삼자"고 제안했다. 포럼은 1985년 우리나라 최초의 남극관측탐험대 단장을 맡은 윤석순 한국극지연구진흥회장을 포함한 당시 탐험대원을 초청해 청소년에게 남극 탐험과 도전을 생생하게 들려주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시는 11월 16일 남극 탐험 30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일주일을 '극지주간'으로 정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펭귄, 북극곰 같은 극지 동물 특별전을 '씨 라이프 부산아쿠아리움'과 '삼정더파크 동물원'에서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고송주 팀장은 "국립해양박물관과 한국극지연구진흥회가 공동으로 극지탐험 30주년 기념특별전을 열 때 기존 전시회와 차별화해서 체험형으로 풍성하게 꾸미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김윤아 연구사는 "이동화 대표가 해양박물관에 기탁한, 우리나라 최초 남극관측탐험대가 사용한 텐트 식기 같은 남극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유물을 전시하면 관람객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기탁한 남극 탐험과 관련한 유물 대부분은 30년 만에 처음 공개될 예정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포럼은 청소년과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극지 독후감과 극지 사진을 공모하기로 했다. 수상한 사진은 포럼 운영위원이 찍은 극지 사진과 함께 오는 10월 27일부터 50일간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남청도 교수는 "남극 탐험 30주년 기념행사이긴 하나 북극 관련 자료도 함께 전시해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남극조약에 따라 1948년까지 개발이 금지된 남극과 달리 북극은 북극항로와 자원 개발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만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체험관 등 극지타운 조성을

남극 탐험 3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극지에 관한 시민적 관심이 모이면 극지체험관·박물관, 제2 쇄빙연구선 모항을 포함한 극지타운 건립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부산을 극지 연구와 산업의 허브로 조성하기 위해 극지체험관을 남북극으로 가는 출발항인 부산에 세우고, 극지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동화 대표는 "부산에 극지체험관을 지어 극지에 가지 않더라도 방한복을 입고 눈폭풍(블리자드)을 맞으며 그곳 동식물을 보고 쇄빙연구선을 구경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체험관을 찾은 청소년은 자연스럽게 극지를 배우고 모험심을 길러 미래의 극지 과학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