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에서 근무하다 10여 년 전 퇴직한 70대 초반의 남성 고객과 상담했다. 현재 공무원연금과 정기예금 이자로 부부가 생활을 하고 있는데, 요즘 정기예금 이자가 너무 적어 고민이라 했다. 원금과 이자가 보장되는 정기예금만 투자해오던 고객에게 큰 고민이 생긴 것이다. 고객의 첫 번째 질문은 '요즘 다른 투자자들은 어떤 상품으로 재테크를 하느냐?' 였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1%대 초저금리시대가 열렸다. 외환위기 때보다 낮은 기준금리이며 한국은행이 예상한 올해 물가상승률 1.9%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자소득세율 15.4%를 고려하면 실질금리는 0%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 초저금리시대를 맞아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들이 재테크전략을 바꾸고 있다. 은행의 정기예금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원금보장이 가능한 무위험 수익자산인 예·적금에만 투자하던 투자자들이 갑자기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투자방향을 바꾸기엔 심리적 저항이 큰 것이 사실이다.

앞선 사례의 고객에게는 투자성향을 감안해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즉시연금 등을 안내했다. ABCP는 유동화전문회사(SPC)가 매출채권, 회사채, 부동산 등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어음이다. 투자기간은 3~24개월로 다양하며 '정기예금금리+α'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ABCP투자 시에는 기초자산, 신용보강, 신용등급 등을 검토하여 선택할 수 있다.

지수형 ELS는 기초자산이 개별 주식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실 위험이 낮은 KOSPI200지수, HSCEI지수, EuroStoxx50지수 등이다. 3년 만기의 원금비보장형 상품이며 발행 후 6개월마다 자동 조기상환이 이루어질 수 있는 조건이 달려 있다. 기초자산인 주가지수가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5% 안팎의 수익을 보장한다.

다음은 즉시연금이다. 매년 정기예금이자를 생활비에 충당했던 투자자이다. 1인당 비과세 한도인 2억 원을 10년 만기의 즉시연금에 가입하고 매달 비과세로 이자를 수령해서 생활비로 사용하고 만기에는 원금을 돌려받으면 된다. 현재 정기예금이자 보다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어 관심을 가질 만 하다. 연 1%대 기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고민이 깊어진 투자자라면 다양한 상품으로 재테크전략을 바꾸어 보자.

이훈숙 부산은행 연산동지점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