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으로 이동통신 3사만 수혜를 봤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단통법 시행 이후 소비자가 실제 부담하는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요금 수준이 20%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요금은 평균 3만7007원으로, 단통법 시행 전인 지난해 7~9월(4만5155원) 대비 18.0% 떨어졌다. 이는 신규·번호이동·기기변경 등으로 이통서비스에 가입할 때 고객이 부담하는 평균 실질요금으로, 선불·부가서비스 요금 등은 제외됐다.

이통서비스 가입요금은 단통법 시행 이래 등락을 반복하며 다소 유동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요금약정 할인을 단말기 할인인 것처럼 판매하면서 고가 요금제 가입을 강요하던 판매방식의 변화가 지표 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의 압박으로 이통사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저가 요금제에 대한 지원금 수준을 크게 올린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기준 5만 원대 이하 중저가 요금제 비중은 90.0%에 달한 반면 6만 원 대 이상 고가 요금제 비중은 10.0%에 불과했다. 이용자 10명 가운데 9명은 중저가 요금제를 택한 것이다. 이처럼 중저가 요금제가 90%선을 돌파하고 고가 요금제가 10%선을 위협받는 것은 이통시장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중저가 요금제 중에서도 3만 원 대 이하 저가 요금제가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가 요금제 비중은 단통법 시행 초반 불안정한 시장 분위기 속에 다소 부침을 겪었지만 이후 꾸준히 늘어나 지난달에는 60%선까지 올라섰다. 업계에서는 고가-저가 요금제 간 공시지원금 격차가 점점 축소되고 있는 최근의 시장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시장 분위기상 앞으로도 중저가 요금제 강세, 고가 요금제 약세 기조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입요금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계통신비 부담은 기대만큼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3G 요금제 약정이 만료된 이용자 대다수가 LTE 요금제로 갈아타는데 LTE 요금제는 같은 등급 간에 있는 3G 요금제에 비해 다소 비싼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통 3사는 올해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지난해 대비 최소 4%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