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를 앞둔 지난달 28일 오후 부산 부전동 두드림교복센터 매장에서 교복을 고르고 있는 학부모와 학생들. 강덕철 선임기자 kangdc@kookje.co.kr

- 한 벌당 1만9000원·3만9000원
- 3년간 1만7674장 저렴하게 팔아
- 저소득층에 할인권 지급하기도

- 학교주관구매로 실적 감소 우려
- 정책 수시 변화, 운영계획 차질

두드림교복센터(DO DREAM)는 중고 교복을 깨끗이 세탁해 판매하는 사회적기업이다.

2011년 12월 저소득층 복지를 지원하는 부산의 시민단체 '희망을 여는 사람들'이 부설기관으로 개소했다. 센터 박경원 시민사업부 주임은 "후원가정을 방문하다 보면 교복값이 비싸 어려움을 겪는 기초수급자나 차상위계층 가정이 많았다. 평균적으로 동복은 30만~40만 원, 하복은 15만 원이기 때문이다. 한두 가정은 교복비를 지원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하는 가정이 더 많았다. 이에 교복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있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후 2011년 5월 예비사회적기업, 2012년 12월에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두드림교복센터 정경호 사무처장

두드림교복센터에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1만2484명이 다녀가 1만7674장의 교복을 판매했다. 총매출액은 약 1억5000만 원이다. 센터는 시중 교복을 구매했을 경우와 비교해 연 3억 원 이상 절감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매년 이용 시민과 판매 건수가 증가(표물 참고)하고 있어 향후 성장도 기대된다.

이처럼 두드림교복센터가 시민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공적 사회서비스의 한계를 보완하는 사회적기업 특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 중·고교 325곳 대부분은 무상으로 '교복 물려입기'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각 학교가 의무적으로 실시하다보니 세심한 운영은 기대하기가 힘들다. 센터 정경호 사무처장은 "선배들이 기증한 교복을 아무렇게나 창고에 모아두거나 심지어 포대자루에 구깃구깃 넣어 보관하기도 한다. 그런 교복을 받으러 온 저소득층 학생은 얼마나 자존심이 상하겠나. 또 입학하기도 전에 학교에 찾아가 집안 형편이 어려우니 교복을 달라는 말을 꺼내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두드림교복센터는 한 벌 기준으로 동복은 3만9000원, 하복은 1만9000원에 판매한다. 센터는 이 가격도 부담스러운 저소득층과 차상위계층을 위해 주민센터에 미리 할인권을 보내기도 한다.

이용객들은 저렴한 가격이지만 스스로 구입했다는 만족감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다. 청소년기의 예민한 감성에 생채기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두드림교복센터는 고민이 한 가지 있다. 교복값을 낮추기 위해 올해부터 국공립 학교는 의무, 사립학교는 권고로 시행하는 '학교주관구매' 때문이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주관구매는 학생 선택권이 명문화 돼있지만 현실에서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교복값이 입학금 등과 함께 통지되기 때문에 따로 구매하려면 개별적으로 학교에 연락을 해야 한다. 학부모와 학생 입장에선 학교에 연락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학교주관구매가 사립학교까지 확대되면 센터의 판매 실적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

사회적기업 지원정책이 수시로 변하는 것도 장기적인 운영 계획을 세우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사회적기업의 자립을 강조하며 인건비 지원 비율을 2011년부터 매년 줄이고 있다. 정 사무처장은 "사회적기업이 안정적으로 장기 자립정책을 세울 수 있도록, 바뀌는 정책을 소급적용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드림교복센터는 부산진구 부전동 교보문고 맞은편 백산빌딩 5층에 있다. 교복 기증이나 구매 문의는 (051)554~0832~3.

◇ 두드림교복센터 현황  구분 2012년 2013년 2014년 합계 이용 시민 3397명 3987명 5100명 1만2484명 판매 건수 4851장 5571장 7252장 1만7674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