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부산공동어시장에서 한일 배타적경제수역에서 잡힌 씨알 굵은 대형 고등어가 대량 위판되고 있다. 부산공동어시장 제공

- 큰 고등어 90t위판…일평균 3배

지난해 7월부터 중단됐던 한국과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조업이 협상 타결(본지 지난 13일 자 5면 보도)로 지난 20일부터 재개됐다. 협상 타결 이후 국내에서 보기 드문 '씨알 굵은' 고등어가 일본 쪽 EEZ에서 대거 잡히면서 수산업계는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2일 부산 서구 남부민동 공동어시장. 새벽녘 국내 연근해 대형선망 어선이 일본 쪽 EEZ에서 잡은 고등어가 경매되느라 위판장에 활기가 넘쳤다. 이날 거래된 마리당 450~500g 이상 대형 고등어 위판 물량은 90t으로 평소(30t)보다 3배가량 많았다.

중도매인은 "협상 타결 이후 500g 이상 물량이 대거 풀려 큰 고등어 갈증을 씻어냈다. 제주도 근해 고등어보다 기름기가 적어 가격은 20% 떨어지지만, 최대 1.54㎏짜리 상품까지 나왔다"고 활짝 웃었다.

이런 분위기는 대형선망 어선의 조업구역 확대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대형선망수협은 20일부터 조업구역을 일본 쪽 EEZ 내 대마도와 야마구치 현 사이(102 해구)부터 대마도 남방 나가사키 앞(114 해구)까지 확장했다. 그 결과 21일 잡힌 EEZ 물량은 943t으로, 500~600g짜리 이상 고등어가 주를 이뤘다.

EEZ '고등어 대풍'이 이어져 21, 22일 어시장의 450~500g 이상 큰 고등어 위판 물량은 각각 75t, 90t을 기록했다. 지난 15~20일 하루 평균 31t이 위판됐다. 선망수협 관계자는 "최근 두 달(하루 평균 400~500t) 치와 비교하면 어획량이 많이 늘었다"며 "고등어가 잡히는 곳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돼 유류비도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일 조업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예상 속에 국내 어선의 대형화 미비에 따른 우려도 나온다. 수협 관계자는 "쿼터 제한이 있지만, 199t 규모의 대형 어선이 많은 일본이 130t 규모 위주의 우리보다 고등어를 많이 잡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