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시장에 진입한 제일모직이 상장 첫날 '대박'을 터뜨렸다. 주가는 공모가 대비 100%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 순위도 단숨에 14위로 올라섰다. 거래대금은 한 달 전 삼성SDS가 세웠던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단계로 읽히는 제일모직 상장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투자자 등 시장의 자금이 일시에 몰린 결과로 분석된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일모직은 시초가(10만6000원)보다 6.6% 오른 1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제일모직의 주가는 시초가 형성 이후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삼성SDS(첫날 14% 하락 마감)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기관을 필두로 하는 국내 투자자가 매수에 나서면서 공모가(5만3000원)보다 113.2% 오른 채로 첫날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15조255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사 중 14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삼성SDS보다 6조 원가량 뒤지지만 두 단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거래대금은 1조3651억 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대금의 26%를 차지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삼성SDS의 첫날(지난달 14일) 거래대금(1조3476억 원)보다 175억 원 많은 액수다.

이날 제일모직의 상장은 지난 6월 이사회의 '상장 추진 결의' 이후 6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상장이 삼성 지주회사 전환의 시발점이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을 알리는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제일모직의 '대박'에도 전 거래일보다 2.66포인트(0.14%) 내린 1897.50으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