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 장림동 신평장림산업단지에 입주한 부산피혁수산물가공사업협동조합(피혁조합)이 폐수처리비 분담 문제로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피혁조합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업체가 10개월간 폐수처리비 16억 원을 미납하면서 피혁조합이 강제로 해당 업체의 폐수관로를 막으려 시도하는 등 분쟁이 날로 격화하고 있다. 

피혁조합은 지난 7월 원피가공 업체인 (주)남청을 상대로 폐수처리비 16억 원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7일 밝혔다. 이와 함께 조합은 남청을 상대로 지난 10월 폐수방류금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했고, 급기야 내부 규약에 의거해 지난 3, 4일 동안 남청의 폐수관로를 막으려 중장비를 동원했다. 그러나 남청도 장비와 직원을 동원해 이를 저지, 폐수관로가 폐쇄되는 상황까지는 발생하지 않았다. 폐수관로를 막으면 공장 가동을 사실상 멈춰야 한다.

남청은 불합리한 조합 운영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폐수처리비 미납 방법을 동원했다는 입장이다. 남청은 조합이 지난해 폐수처리에 투입되는 미생물을 이유없이 다른 종류로 바꿔 폐수 정화 능력이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2007년 현재의 미생물 활용 폐수처리 공정을 도입한 이후 다른 업체보다 40%의 폐수 처리비용을 더 부담하는 기존의 규약에 문제가 있는 데도 시정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청은 조합을 상대로 11억여 원의 부당이득 반환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폐수처리비를 납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혁조합은 "남청은 원피 가공 공정 중 중금속인 크롬을 사용하기 때문에 어묵·수산물 업체와 달리 폐수 처리에 많은 비용이 든다"고 반박했다.

피혁조합은 피혁·어묵·수산물가공 분야 70개 업체가 설립한 협동조합이다. 피혁조합은 피혁이나 수산물 가공 과정에서 나온 폐수를 공동방지시설에서 처리한 뒤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배출한다. 피혁조합은 2011년 허용기준을 초과한 폐수를 방출해 사하구청으로부터 170억 원의 배출부담금을 통보받았다. 이 중 127억 원을 분담하게 된 남청은 금액이 과하다며 지금도 구청과 소송을 벌이고 있다.

설상가상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피혁조합 전 업체는 공장 가동을 중단했지만 남창은 부분적으로 참여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미생물 활동이 저하돼 폐수가 정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피혁조합은 이미 폐수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해 사하구청으로부터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번 3일간의 조업중단은 행정조치 처분을 받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행정처분과 조업중단에 대해서도 양측은 서로의 탓이라고 비난하고 있어 사태 해결은 쉽지않을 전망이다. 피혁조합은 "추워진 날씨 탓도 있지만 남청이 거액을 미납하면서 폐수처리장에 제때 필요한 보수공사를 하지 못해 수질이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남청은 "조합이 미생물의 종류를 바꿔 폐수 처리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