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산업단지에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집단에너지 공급시설(본지 지난 7월 17일 자 1면 보도)이 마침내 허가된다. 난마처럼 얽힌 각종 행정기관의 규제를 풀어 산단 입주기업에 저렴한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길을 연 부산시의 노력은 규제개혁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녹산산단 신호산단 화전산단에 공급할 집단에너지시설 유치를 허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이달 초 부산시에 전달했고 이르면 오는 12월 초 공식 허가할 방침이라고 22일 밝혔다. 부산시 규제개혁추진단 관계자는 "집단에너지 공급시설이 들어서면 입주 기업들은 연간 약 111억 원의 에너지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263억 원의 수입에너지(LNG) 대체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24일 오후 시청 1층 대회의실에서 서병수 부산시장 주재로 '규제개혁 민관합동 토론회'를 개최해 '재생에너지 공급' 추진 경과를 발표한다. 집단에너지 공급시설은 산업단지에 입주한 21개 기업이 연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바이오매스(목재 고형연료)를 활용한 추진협의회를 구성하면서 추진됐다. 그러나 낙동강유역환경청이 10여 년 전 환경영향평가 협의사항을 근거로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사업 추진은 꼬이기 시작했다.

이에 부산시 환경국 김재곤 사무관은 국무총리실 규제개선추진단과 국민권익위원회 환경부 등 관련 부처에 수십 차례 공문을 발송하고 찾아다니는 등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부진경자청이 강서구 산업단지에 에너지 업종을 유치하려면 경제자유구역법에 따라 개발계획 변경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요구해 문제는 더 복잡해졌다. 시는 지난 7월 안전행정부 지방규제개혁추진팀까지 초청해 조율에 나섰고,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산업입지법상 국가의 경제적 이익 측면에서 실시계획 변경 등 간소한 절차만으로 추진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