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들어 한국의 증권·외환 시장 변동성이 아시아 주요 신흥국 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17일 1900.66으로 마감, 지난달 30일 종가인 2020.09보다 6.21%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의 대만 -5.00%, 싱가포르의 -3.71%, 필리핀 -3.61%, 태국 -3.60%, 말레이시아 -3.14%, 인도네시아 -2.20% 등 아시아 주요 6개국의 주가 하락 폭보다 훨씬 크다.

주가 급락을 주도한 것은 단연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11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으며, 이 기간 순매도 금액은 2조4195억 원에 달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말부터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로 달러 가치가 치솟아 오르자 한국 등 신흥 시장에서 자금을 빼기 시작했다. 이에 유가증권시장의 주요 상장사 30여 곳의 주가는 연말 대비 반 토막 났다.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지난해 말 25만7000원에서 최근 10만9500원으로 57.4% 떨어졌다. 대우조선해양도 이 기간에 3만5000원에서 1만6900원으로 50% 넘게 하락했다. OCI(-52.9%) 엔씨소프트(-46.7%) 삼성전기(-44.3%)의 주가도 이 기간에 40∼50%대 하락률을 보였다.

달러 대비 통화가치 변동률도 한국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달 들어 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률은 2.06%에 달했다. 이는 두 번째로 통화가치 하락률이 높은 말레이시아 링키트(0.40%)의 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통화가치도 이달 들어 각각 -0.27%, -0.22%, -0.04%의 변동률을 나타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기 회복 조짐이 미약한 가운데 유럽 경기둔화 등 대외 악재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한국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