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하 부진경자청) 간의 갈등(본지 지난달 29일 자 1면 보도)이 심화되고 있다. 홍준표 도지사가 서석숭 청장의 업무 능력 부족으로 부진경자청의 외자 유치실적이 저조하다며 사퇴를 요구하자 부진경자청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8일 지역 정·관·재계 등에 따르면 경남도는 서 청장에게 이달 중 사퇴를 요구하고, 거부한다면 직위 해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는 공동 관할 자치단체인 부산시도 구역청을 일하는 조직으로 만드는데 공감하고 있는 만큼 부산시의 동의를 받아 청장을 직위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경남도는 지난해 5월 1일 서 청장이 3년 계약직에 임명된 만큼 아직 임명권이 홍 도지사에게 있어 직위 해제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서 청장은 합당한 사유가 없으면 사퇴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고 법적 소송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부진경자청은 청장 취임 후 외자 유치 실적이 오히려 나아졌다고 자평하고 있다. 부진경자청은 지난해 FDI 외자 유치 실적이 목표액 대비 47.2%, 신고건수 25건으로 전국 경자청 중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부진경자청 측은 불과 3개월 전 경남도와 협의를 거쳐 조직 정원을 슬림화했는데 조직을 방만하게 운영한다고 지적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남도와 부산시는 협의를 거쳐 기존 '8과 1관 9팀 1사무소'에서 지난 8월 현재 '6과 6팀'으로 조직을 슬림화하고 직원 23명을 줄였다.

앞서 경남도는 부진경자청을 구조조정하기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2일까지 특정 감사를 했다. 하지만 안전행정부는 경남도에 감사권한이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고, 부진경자청은 지난 4월 안행부 감사를 받은 바 있어 감사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홍 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부진경자청의 웅동지구 내 진해테마파크 투자 유치 협조를 놓고 빚어진 양측의 갈등이 서 청장 사퇴 논란에 이어 조직 전체의 구조조정 문제로 확산하고 있어 사태 추이에 지역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