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예산처와 상반된 주장하며
- 정부에 과세 신중 접근 여론몰이

사내유보금을 통한 대기업의 배당 규모가 2008년 글로벌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는 재계의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최근 발표된 국회예산정책처의 보고서 내용과 상반된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는 정부의 사내유보금 과세 방안(기업소득환류세제)이 정기 국회에 제출되는 민감한 시기에 재계가 반대 논리를 형성하고자 여론몰이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4일 '기업 배당성향 조사결과'에서 국내 대기업의 배당성향이 2009년 15.46%에서 지난해 19.81%로 4.35%포인트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은 10.79%에서 11.57%로 변화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대비 현금 배당액 비율로 기업의 배당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는 정부의 기업소득환류세제 도입 논리인 '대기업 배당 부진'이 현실과 다른 만큼 제도 도입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날 전경련의 조사 결과는 전날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놓은 '기업의 사내유보금 현황 및 경제적 영향' 보고서 내용과 배치된다. 예산처에 따르면 국내 제조 대기업의 배당성향은 1990년대 26.4%에서 2000년대 19.9%로 6.5%포인트 감소했다. 2011년 배당성향이 일시적으로 높아지기는 했으나 이는 배당 확대보다 당기순이익 감소에 따른 결과라고 예산처는 밝혔다. 반면 제조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11.0%에서 13.3%로 상승했다. 한국거래소 공시 자료를 봐도 국내 상장사의 배당성향은 대기업 중심의 대형주가 2011년 15%에서 지난해 14%로 감소했지만 소형주는 27%에서 76%로 급등했다.

조사 적용 기간과 기업 범위 등에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예산처의 보고서 내용은 '한국 기업의 배당성향이 국제적으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며 사내유보금이 기업과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재원으로서의 역할이 미흡하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간 전경련은 기업소득환류세제의 반대 이유로 '사내유보금의 기업 잠재력 제고 효과'를 내세웠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재계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통계를 내세워 '사내유보금을 쌓아놓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강조한 뒤 기업소득환류세제의 도입을 반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