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처 이견 조율할 TF 구성키로

부산항 물동량의 신항 쏠림현상으로 위기에 처한 북항의 기능을 되살리기 위해 해양경제특별구역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해양경제특구(해경특구)가 북항 위기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부산을 찾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사하구 구평동 해양플랜트·조선기자재 부품 제조업체 선보유니텍에서 해양경제특구 관련 산업계와의 간담회를 열고 "이견을 보이는 관계 부처를 설득해 이 제도가 도입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서용교(부산 남구을) 국회의원이 지난 3월 해경특구법을 발의했지만,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반대로 계류 중이다. 기재부와 산자부는 해경특구가 지정되면 세제 감면, 자금 지원, 항만구역을 포함한 부지 임대 같은 혜택을 제공해야 하므로 기존 경제자유구역과의 기능 중복 등을 이유로 부정적이다.

이 장관은 "해경특구는 기존 유휴 부두시설을 잘 활용해서 항만·물류산업과 해양플랜트·조선산업 등 연관 산업의 융·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며 "경제자유구역과 차별화되는 점을 강조하면 관계 부처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항 우암부두는 물량이 없어 현재 사용하지 않고 있다.

특히 해수부는 기재부와 산자부가 제기한 이견을 조율하고 산업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민관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

간담회에는 송양호 시 해양농수산국장, 박종수 부산상의 상근부회장, 이동형 부산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 이사장, 한진중공업 장창근 전무, 대우조선해양 배재류 이사, NK 탁인주 사장, 동화엔텍 김강희 대표, 선보유니텍 최금식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동형 이사장은 "해양플랜트 모듈은 적게는 100t, 많게는 1000t에 달해 도로로 운반하기가 쉽지 않아 영업에 어려움이 많다"며 "해경특구가 도입돼 부두를 활용할 수 있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해경특구 시범도입 예정지인 우암부두와 7부두가 훤히 보이는 북항 재개발 사업지 내 국제여객터미널 신청사 옥상을 찾아 "이제 세월호 사고를 수습하느라 못 챙긴 해양수산 현안을 살필 때가 됐다. 가장 먼저 해양수도 부산의 현안을 점검하기 위해 왔다"고 부산 방문의 의미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