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지역의 주택매매가격은 2012년 연말 대비 0.29% 하락했다. 반면 전반적인 지방주택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경남과 울산은 각각 0.65%, 0.19% 상승해 부산지역의 주택시장 침체가 인근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침체된 지역 주택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부산지역의 지난해 신규 아파트는 1만6000여 가구가 분양됐다. 전년도 2만2865가구와 비교하면 줄어들었지만 어려운 가운데서도 비교적 온기를 유지했고, 부산에서는 2011년 이후 분양시장의 훈풍이 지속됐다고 볼 수 있다.
훈풍이 남아 있는 지난해 신규 분양시장에서의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지역 주택건설업체들이 서울의 대형 주택건설업체들과 품질과 가격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오히려 높은 청약률로 분양을 일찌감치 끝낸 단지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협성건설의 '괴정 협성휴포레', ㈜삼정의 '명지 삼정그린코아 웨스트' 오피스텔, ㈜경동건설의 안락동 '경동메르빌', 그리고 삼한종건의 금사동 '삼한 사랑채' 등의 실적이 돋보였다. 지역 건설사들의 자존심을 세운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아파트 등을 짓는 주택산업은 건설과정에서 관련 산업에 많은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아파트를 지으려면 설계, 토지 조성, 기반시설 및 도로개설을 거치는 과정에서 지역 내 고용창출·소득증대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나타난다. 미국에서는 1930년대 경제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루스벨트 대통령이 대대적인 주택건설사업을 벌임으로써 힘들었던 미국 경제를 부양했던 선례도 있다. 이런 면에서 보면 통상 서울의 대형 주택건설업체들보다 지역의 자재와 건설인력의 활용도가 높은 지역 주택건설업체들이 선전했다는 것은 지난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그만큼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건설산업이 침체하면 지역경제가 더 어려워진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올해 지역주택시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급속한 호황국면으로 접어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지역 주택건설업체들은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신규분양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1월부터는 분양 시장에 바뀌는 제도들이 있어 지역 부동산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청약연령대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주택 청약 가능 연령이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하향 조정됐다. 국토부는 이번 주택 청약 관련 연령 기준 조정이 청년층의 독립적인 사회·경제적 활동 기회 확대 및 주택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제도 개선이 효과를 낸다면 지역 건설업체에도 또 다른 마케팅 영역이 생기는 것이다.
부산의 무주택자들에게 품질 좋고 착한 분양가격으로 안락한 내 집 마련의 꿈과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건설사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를 하기 위해 올해도 지역 주택건설업체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강정규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