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소한 2015년 봄 돼야 가동

내년 전력수급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신고리 3호기의 가동시기가 언제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가 JS전선이 납품한 케이블 성능시험에 들어간 시점에 해외업체에 케이블 성능시험을 의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고리 3호기의 가동 시기가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는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 신고리 3호기의 가동시기는 밀양 765㎸ 송전선로 공사 강행의 명분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이런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신고리 3호기의 케이블 교체 작업을 신속히 진행해 1년 안에 원전 건설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대체 납품할 업체의 제품에 대한 시험을 이미 시작한 만큼 교체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고리 3호기에 들어가는 케이블은 총연장 450㎞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산업부는 지난 6월 말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문제의 케이블을 재시험하거나 교체하는 것 중 선택하라는 통보를 받은 뒤 곧바로 해외 케이블 생산업체를 물색해 현재 미국의 유력한 업체가 EQ테스트(성능시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과거에도 한국수력원자력과 계약한 적이 있고,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 산업부는 EQ테스트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음 달 말 EQ테스트에서 합격으로 판명 나면 12월부터 케이블 생산에 들어가고 설치까지 포함해 1년 안에 공사를 마치겠다는 것이 산업부와 한수원의 계획이다. 이 때문에 신고리 3호기 케이블 교체로 인해 밀양 송전선로 공사를 연기해야 한다는 야권과 시민단체, 밀양 지역 주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준동 에너지자원실장은 "운영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계통(송전선로)이 반드시 성립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부터 1년 뒤에 신고리 3호기 케이블 교체 작업을 완료한다고 해도 바로 원전을 가동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원전은 건설이 완료된 이후에도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가동승인을 받아야 원자로를 돌릴 수 있다. 게다가 신규원전의 경우 훨씬 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운영 허가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시운전 등의 과정까지 거치면 최소 수개월에서 6개월까지 걸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앞서 한수원 측은 이번 케이블 파문이 터지기 전에 신고리 3호기의 경우 내년 2월 시운전에 들어가 운영허가를 거쳐 내년 8월 준공 후 계통에 병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신고리 3호기의 케이블 교체는 지금부터 1년 후인 내년 10월에 완료되는 셈이고 그 이후 운영허가에 걸리는 시일을 포함하면 실제 가동과 계통 병입은 이르면 2015년 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해외업체의 케이블 EQ테스트가 불합격으로 판명 나면 제품 물색부터 다시 해야 해 1년 이상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신고리 3·4호기가 신모델이기 때문에 케이블 성능시험을 통과한 업체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점을 들어 성능시험을 포함해 케이블 교체에 최소 2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